데이비드 트위디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 위원장은 14일 "한국의 조선업체들이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인 IFRS를 도입하면 외화환산 회계 기준에서 문제가 생기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며 "한국의 주도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트위디 위원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회계기준제정기구(NSS) 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IASB 위원들이 16일 한국 조선업계 실무자들과 만날 것"이라며 "기준 자체가 환율에 대해 신경 쓸 필요가 없는 미국에서 오래 전에 채택한 것이라 환율에 민감한 국가에서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주로 달러로 수주하기 때문에 시가 평가를 원칙으로 하는 IFRS를 적용하면 원 · 달러 환율 변동에 따라 손실과 부채가 급증하는 등의 경영실적 왜곡이 생길 수 있다. 환율이 오르면 원화 표시 부채가 늘어난 것으로 재무제표에 표기해야 해 자금 압박이 없는데도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것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회계기준원은 지난해 기준 개선을 IASB에 건의했고 현재 개선안 마련을 위해 기초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트위디 위원장은 미국의 IFRS 도입 여부에 대해서는 "IFRS를 도입하지 않는다면 전 세계에 자회사가 있는 미국 기업들이 두 가지 기준으로 회계 처리를 해야 하는 부담이 생길 것"이라며 "미국이 2015~2016년 IFRS를 도입하는 결정을 내려주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의 IFRS 도입과 관련,"계획대로 잘 진행하고 있다"며 "호주 기업들이 IFRS 도입으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아 '호주 디스카운트' 문제를 해결했듯이 한국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