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 재고 8년만에 최고…가격 뚝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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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러 2년 연속 풍년, 콩·옥수수 값 동반약세
투기자금 움직임도 영향
투기자금 움직임도 영향
철광석이나 비철금속과 같은 원자재값은 급등하고 있는 반면 밀 콩 옥수수 등 곡물값은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전 세계적인 곡물값 급등으로 애그플레이션(agflation · 농업+인플레이션)을 우려하던 2년여 전과는 딴판이다. 이처럼 상황이 달라진 이유는 지난 2년간 예상보다 곡물 생산량이 크게 늘어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곡물 시장으로 몰린 투기자금의 이동과 연계해 보기도 한다.
◆애그플레이션 예상 빗나가
12일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년간 미국의 밀 재배면적이 39년 만에 최소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호주와 러시아의 밀 생산량이 34% 급등하면서 밀 재고는 2002년 이래 최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는 지난해 6월 이후 매달 전 세계 밀 생산량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전 세계에 밀이 넘쳐나 올해 미국 농부들이 전혀 경작을 안 해도 여전히 잉여분이 생길 정도"라고 보도했다.
미 농무부는 올해 밀 수확기가 시작되는 5월 말 기준으로 전 세계 밀 재고가 8년 만에 최고 수준인 1억9582만t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수요량의 30%에 달한다. 2008년 밀 가격이 급등하자 농가에서 앞다퉈 밀 재배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밀 생산량은 사상 최고인 6억8327만t을 기록했다.
재고 급증에 따라 올 1분기 14% 하락한 밀 가격은 추가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오는 7월까지 밀 가격이 부셸당 4.38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마감된 밀 7월 인도분 가격은 4.805달러로 8.8% 추가 하락을 예상한 것이다. 밀 가격은 2008년 2월 부셸당 13.495달러를 기록한 이래 65%가 떨어진 상태다. 밀 공급이 늘어나면서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투기 거래도 늘고 있다. 지난 6일 기준으로 가격 하락을 예상하는 매도(쇼트)포지션은 매수(롱)포지션보다 5만5427계약 많았다. 이는 2005년 12월 이후 세 번째로 큰 차이다.
◆연초 급등한 원당값도 하락세
콩과 옥수수 가격도 밀과 마찬가지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옥수수는 13일 장중 부셸당 3.47달러, 콩은 부셸당 9.58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올 들어 최근월물 기준으로 옥수수는 17%, 콩은 8.8% 하락했다. 2008년 최고가일 때와 비교하면 각각 54%와 42% 떨어진 것이다.
올초 t당 759달러까지 치솟았던 원당 값도 세계 최대 원당 생산국인 인도와 브라질에서 생산량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에 523달러까지 떨어졌다.
이준 우리선물 글로벌 영업팀장은 "밀과 옥수수 콩 등 주요 곡물은 올해도 지난해보다 1~2%가량 생산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08년 이후 약세를 이어오고 있는 곡물 가격은 재고 소진과 생산량 감소가 예상되는 내년도에 가서야 조금씩 반등 시도를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곡물 가격은 최근 들어 파종기에 접어든 북미 지역의 파종률과 발아율 등이 변수로 남아 있어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국제금융시장을 오가는 투기자금의 이동 또한 큰 변수다.
박성완/이관우 기자 psw@hankyung.com
◆애그플레이션 예상 빗나가
12일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년간 미국의 밀 재배면적이 39년 만에 최소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호주와 러시아의 밀 생산량이 34% 급등하면서 밀 재고는 2002년 이래 최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는 지난해 6월 이후 매달 전 세계 밀 생산량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전 세계에 밀이 넘쳐나 올해 미국 농부들이 전혀 경작을 안 해도 여전히 잉여분이 생길 정도"라고 보도했다.
미 농무부는 올해 밀 수확기가 시작되는 5월 말 기준으로 전 세계 밀 재고가 8년 만에 최고 수준인 1억9582만t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수요량의 30%에 달한다. 2008년 밀 가격이 급등하자 농가에서 앞다퉈 밀 재배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밀 생산량은 사상 최고인 6억8327만t을 기록했다.
재고 급증에 따라 올 1분기 14% 하락한 밀 가격은 추가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오는 7월까지 밀 가격이 부셸당 4.38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마감된 밀 7월 인도분 가격은 4.805달러로 8.8% 추가 하락을 예상한 것이다. 밀 가격은 2008년 2월 부셸당 13.495달러를 기록한 이래 65%가 떨어진 상태다. 밀 공급이 늘어나면서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투기 거래도 늘고 있다. 지난 6일 기준으로 가격 하락을 예상하는 매도(쇼트)포지션은 매수(롱)포지션보다 5만5427계약 많았다. 이는 2005년 12월 이후 세 번째로 큰 차이다.
◆연초 급등한 원당값도 하락세
콩과 옥수수 가격도 밀과 마찬가지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옥수수는 13일 장중 부셸당 3.47달러, 콩은 부셸당 9.58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올 들어 최근월물 기준으로 옥수수는 17%, 콩은 8.8% 하락했다. 2008년 최고가일 때와 비교하면 각각 54%와 42% 떨어진 것이다.
올초 t당 759달러까지 치솟았던 원당 값도 세계 최대 원당 생산국인 인도와 브라질에서 생산량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에 523달러까지 떨어졌다.
이준 우리선물 글로벌 영업팀장은 "밀과 옥수수 콩 등 주요 곡물은 올해도 지난해보다 1~2%가량 생산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08년 이후 약세를 이어오고 있는 곡물 가격은 재고 소진과 생산량 감소가 예상되는 내년도에 가서야 조금씩 반등 시도를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곡물 가격은 최근 들어 파종기에 접어든 북미 지역의 파종률과 발아율 등이 변수로 남아 있어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국제금융시장을 오가는 투기자금의 이동 또한 큰 변수다.
박성완/이관우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