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120원대로 반등…위안화 절상 기대 약화+숏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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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19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한 원달러 환율이 13일 거래에서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며 1120원대 위에서 마감됐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8원(0.88%) 상승한 1123.9원을 기록, 3일 만에 반등했다.
외환전문가들은 이날 원달러 환율이 국내증시 조정과 외국인 순매도, 유로화 약세, 숏커버 등 역내외 매수세, 당국의 개입 경계감, 위안화 절상 기대감 약화 등으로 상승압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상승 마감한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의 흐름을 반영해 전 거래일보다 2.9원 오른 1117원으로 출발한 뒤 개장 3분 만에 1115원에서 장중 저점을 확인했다.
밤사이 다우존스 산업지수가 19개월 만에 1만1000선을 돌파하는 등 뉴욕증시가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지만, 이날 국내증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도 우위를 보이며 조정을 받았다. 더욱이 유로화까지 0.2%대의 하락세를 보이자 역내외 매수세가 유입되며 환율은 1117원대로 이내 반등했다.
위안화 절상 기대감이 약화된 것도 그간 활발했던 역외 매도세를 주춤하게 만들었다. 이날 오전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위안화 개혁에 있어 자체적인 계획을 단호히 고수할 것이라고 미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밝혔다.
이후 원달러 환율은 역외 숏커버(매도한 달러를 되사는 거래)와 손절매수가 나오면서 오전 11시경 1120원으로 오름폭을 확대했다. 이어 1118원대에서 잠시 혼조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또다시 역외 숏커버가 등장하며 추가 반등하는 모습이었다.
환율은 오후 12시54분경 1121.8원까지 고점을 높인 뒤 한동안 1121원대에서 등락을 펼치다가 본격적인 상승탄력을 받았다. 1120원이 뚫리자 또다시 숏커버가 가세하며 환율을 위로 끌어 올렸고, 오후 2시24분 1125.9원에서 장중 고점을 확인했다.
이후 고점에서 달러를 팔려는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일부 출회하며 추가 상승을 제한했고, 환율은 고점 대비 2원 낮은 1123.9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115~1125.9원 사이에서 움직였으며, 일중 10.9원의 등락폭을 기록했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오전에 아시아 통화가 전반적인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숏커버가 등장하면서 달러 매수세가 많이 나왔다"며 "네고물량이 생각보다 덜 나와서 환율을 아래로 밀어줄 공급 요인이 약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오후 들어서는 확인되지 않은 천안함 관련 루머가 시장에 돌면서 달러 매수세를 강화시켰다"며 "다만 막판에 네고물량이 실리면서 오늘 고점보다 조금 낮은 수준에서 마감됐다"고 덧붙였다.
한 외국계은행의 외환딜러는 "최근 주식시장에서 지속된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끊긴 데다 후진타오 주석의 발언으로 위안화 절상 기대감이 약화되며 역외세력이 매수세로 돌아선 것이 오늘 환율 상승의 메인 이슈"라고 설명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29p 오른 1710.59를, 코스닥지수는 1.14p 내린 506.53을 나타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증시에서 693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 환율 상승에 무게를 실었다.
장 마감 무렵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뉴욕장 대비 소폭 하락한 1.3590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92.77엔을 기록했다.
한편 이날 장 초반에 우리금융지주 관련 외국인 투자자금이 외국계 은행을 통해 공급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실제 유입된 자금이 적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고 딜러들은 전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