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기아차 화성공장 지회는 지난달부터 주말 특근을 전면 거부해왔다. 2008년까지만 해도 잔업을 하지 않아도 하루 2시간씩의 잔업수당을 받았지만,회사 측의 '무노동 무임금' 원칙 고수로 잔업이 없을 경우 수당을 받을 수 없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기아차는 화성공장이 K7 쏘렌토R 포르테 등 주력 모델을 생산하는 곳이란 점에서 적잖은 속앓이를 해왔다. 출고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이 다른 업체로 발을 돌려도 속수무책이었다. 이달 중순부터 중형 세단 K5의 생산도 앞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강성훈 전 화성공장장(부사장)은 노조에 일부 양보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즉각 강 부사장을 면직하고,윤문수 서비스사업부장(54 · 전무)을 새 공장장으로 임명했다. 윤 전무는 인사실장,노무지원사업부장 등을 맡아온 노사 전문가다. 회사 관계자는 "원칙 고수에 흔들린 책임을 물어 교체 인사를 단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가 '원칙론자'로 꼽히는 윤 공장장이 부임했는데도 특근 거부 방침을 푼 것은 현장 조합원들의 '반(反) 집행부 정서'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화성공장 일부 조합원들은 지난 3~4일에도 집행부 방침과 달리 특근을 실시했고,내부 동요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1회만 특근해도 1인당 20만원 안팎의 수당을 챙길 수 있어서다. 노조 집행부는 결국 특근을 한 조합원들에게 경고하는 한편 특근 거부 지침을 해제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