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금융감독원은 11일 은행 지점에 설치된 자동화기기(CD·ATM)를 이용한 카드 복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과 이달 초 신원 미상의 범인들이 서울과 부산에 있는 은행 지점 4곳의 자동화기기 외부에 카드복제 장치를 몰래 부착했다.은행 자동화기기의 카드리더기 앞부분에 덧붙이는 형식으로 설치됐던 카드복제 장치는 부착물인지 여부를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제작됐다.이에 따라 사용자들이 아무런 의심 없이 복제 장치를 거쳐 카드 리더기에 현금카드를 투입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범인들은 복제 장치를 통해 카드 정보를 확보했고 자동화기기에 별도로 부착한 카메라를 통해 비밀번호까지 알아냈다.이런 수법으로 은행 고객 10여명의 카드를 복제해 4500여만원을 인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범인들은 은행 지점의 자동화기기에 카드복제 장치를 설치한 뒤 10분 후에 장치를 수거해 정보를 빼냈다”며 “사고 당시 은행 지점 직원들은 범인들이 자동화기기에 복제 장치를 부착한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유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은행에 사건 내용을 전파했다.은행들은 자동화기기에 카드 복제장치나 카메라가 부착됐는지 여부를 수시로 확인하는 한편 복제 사고에 유의하라는 고객 안내문을 자동화기기에 부착키로 했다.

금감원은 자동화기기를 이용할 때 카드리더기에 불필요한 부착물이나 CCTV 등의 설치 여부를 확인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는 손이나 책 등으로 번호를 가릴 것을 당부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