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마침내 위안화를 절상하기로 결론을 내리고 공식 절차에 들어갔다. 중국은 6일 미국이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을 철회하자 즉각 환영을 표시했다. 그동안 자산 버블 증가, 인플레이션 압박 등 대내외적 요구로 절상의 필요성은 있었으나 미국의 압력에 따른다는 명분 때문에 미온적 태도를 보였던 부분의 변화가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 중국이 공식적으로 위안화 절상을 위한 사전작업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FT는 중국 국무원의 싱크탱크그룹인 국가발전연구센터(CDRC) 산하 금융연구소의 바 슈성 부소장의 말을 인용, 중국이 환율 변동폭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 부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이 일일 환율 변동폭을 확대하고, 점진적으로 위안화 절상을 허용해 환율 변동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08년 7월 글로벌 금융위기로 중단됐던 위안화의 단계적 절상이 재개될 것"이라며 지금의 위안화 페그제는 한시적 비상조치일 뿐 언젠간 철폐될 제도라고 덧붙였다. 바 부소장은 중국과 미국, 양국의 경기 회복 속도에 달렸다면서 구체적인 환율 변동폭과 확대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달 중국 경제전문지 차이신망(財新網)은 인민은행에서 적절한 시기에 위안화 환율 변동폭을 확대하자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르면 이달에 변동폭 확대가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가 조만간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일일 변동폭을 ±0.5~1%로 늘리고 이후 단계적인 위안화 절상을 허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몇달 동안 원자바오 중국 총리 등 중국 고위 관료들은 위안화가 저평가된 상태가 아니라면서 중국이 위안화 절상에 대한 국외 압력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왔다. 그러나 일부 정부 관리가, 국무원 차원의 위안화 환율제도 개혁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비공식 시인하는 등 들어 위안화 절상에 대한 입장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도 지난 3일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결정을 미루는 등 압박 수위 조절에 들어갔다. 특히 미 재무부는 오는 15일로 예정된 반기 환율보고서 발표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오는 12~13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의 방미 기간 중에 위안화 절상에 대한 대타협이 있을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인도를 방문 중인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뉴델리 NTV에 출연해 위안화 절상 압력 발언은 일체 삼가며 "위안화 절상여부는 중국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또 "중국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유연한 환율 체제로 옮겨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스티븐 그린 스탠더드차타드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베이징 사이에 모종의 '그랜드 바겐(일괄타결)'이 이뤄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 차희건기자 hgch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