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구조조정기업 및 공기업 출자회사 지분매각작업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시장여건 및 경제상황을 감안해 12개 구조조정기업 가운데 올해 대우인터내셔널과 대우일렉트로닉스, 대우조선해양, 하이닉스 등4개 기업의 지분매각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금융권과 감독기관에 따르면 현재까지 지분매각 작업이 어느 정도 진행된 것은 대우인터내셔널과대우일렉트로닉스 2개 기업 뿐이다. 대우인터내셔널에 대해선 포스코와 롯데그룹, 지한글로벌컨소시엄 등 3곳의 인수희망자가 최종 입찰대상자로 선정됐고 대우일렉에 대해선 스웨덴의 일렉트로룩스와 아랍계 가전업체인 엔텍합그룹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대우일렉의 경우엔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이 최종 매각으로 이어질지 낙관하기 힘들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대우일렉에 대한 정밀실사와 매각조건 협상을 거쳐 8월말까지 본 계약을 체결한다는게 채권단의 계획이다. 하지만 과거에도 세번씩이나 최종 협상과정에서 매각 조건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무산된 바 있다. 엔텍합그룹은 대우일렉의 모든 자산과 부채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5천700억원을 제시했고, 일렉트로룩스는 인천공장을 제외하는 조건으로 4천2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의 경우엔 올해 실시한 공개입찰이 잇따라 무산되는 등 매각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5.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정책금융공사는 지난달 채권단이 실시한 소수지분에 대한 블록세일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는 부담 탓에 마음에 있어도 선뜻 인수에 나서려는 기업이 없다"며 "언제라도 인수할 곳이 나타나면 매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작업은 언제 시작될지도 분명치 않은 상황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다른 구조조정기업의 매각작업의 진행상황에 따라 일정이 조절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등 금융공기업이 보유한 출자회사 지분매각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초 정부는 금융공기업이 보유한 54개 출자회사 지분을정리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지난해 매각실적은 12곳에 그쳤다. 올해는 남은 42개 매각 대상 출자회사 중 10곳을 정리할 방침인데 지금까지 이피에스솔루션과 대창메탈 2곳의 매각을 완료했고 미래세움과 STX팬오션은 일부 지분만 팔았다. 엠씨넥스, 텔레필드, 일림나노텍은 매각을 추진 중이고 메디엔인터내셔날, 아륭기공, 티벳시스템은 투자기간이 만료되면 매각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기관별로 신보 18개사, 기보 14개사, 산업은행 5개사, 예보 4개사를 앞으로 추가 정리해야 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그동안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며 "앞으로 시장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매각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과 출자회사 매각이 부진하면서 공적자금 회수도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공적자금 회수율은 2006년 말 50.2%로 50%를 넘긴 이후 4년째 50%대에 머물고 있다. 올해 2월 말 현재 총 168조6천억원의 공적자금 투입액 가운데 96조2천억원을 회수해 회수율이 57%에 그치고 있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