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이 추진중이던 알파에셋자산운용 인수를 중단했다. 하지만 자산운용사 인수 시도는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증권업계에서도 펀드이동제에 따른 시너지 창출을 위해서는 키움증권의 자산운용업 진출이 필수적인 만큼 키움증권이 새로운 매물을 찾아나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 5일 공시를 통해 "알파에셋자산운용 지분 인수를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실사를 진행했으나, 인수가격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해 인수 추진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6일 MOU 체결을 밝힌지 3주만의 일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실사 결과 알파에셋자산운용에 가격 할인 요인이 있다고 판단해 협의를 해왔지만,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인수를 포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이 200억원대 가격을 원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200억원이면 키움증권이 한 분기에 벌어들이는 당기순이익 수준이라 크게 부담되는 가격은 아니다"라며 "키움증권으로서는 인수에 '급할 것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여유를 부린 것 같다"고 판단했다.

현재 증시가 확실한 방향성을 나타내고 있지 않은데다, 펀드 시장 역시 위축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굳이 급하게 자산운용업에 진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앞으로 키움증권의 장기 성장성을 놓고 봤을 때, 자산운용업 진출이 필수적인 만큼 키움증권의 자산운용사 인수 시도는 계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자산운용업에 진출은 무엇보다 키움증권이 갖고 있는 온라인 펀드몰의 성장세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원재웅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산운용사를 갖고 있으면 온라인용 상품을 개발할 때 수수료나 상품구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펀드이동제로 인해 수수료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펀드 판매 수수료보다는 운용보수를 통해 펀드 관련 수익을 노리려는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현재 키움증권의 펀드 판매 규모는 전체 펀드 시장의 1%도 안될 만큼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인수한 자산운용사를 통해 온라인 펀드몰용 상품 라인업을 갖추게 되면 강력한 온라인 개인 회원을 바탕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셈법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리테일 브로커리지 중심에서 영업의 영역을 넓혀가려는 차원에서 자산운용업 진출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종합금융회사로서 역량을 키우는 데에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좋은 물건이 있으면 언제든지 인수·합병(M&A)를 재추진할 것"이라면서 "현재로서는 신규설립과 인수 모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