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경제관료] (3) 로펌은 장ㆍ차관 집합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3) 정치 바람타는 전문관료들
업무 연관성 있는 회사 취업 못해
로펌 빼곤 갈곳도 마땅치 않아
업무 연관성 있는 회사 취업 못해
로펌 빼곤 갈곳도 마땅치 않아
장 · 차관을 역임한 경제관료들이 퇴임 후 주로 가는 곳은 로펌(법무법인)이다.
현 정부 경제팀 수장 중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현직에 임명되기 전 로펌에 잠시 몸 담았다. 윤 장관은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에서,김 원장은 광장에서 각각 고문을 지냈다. 한승수 전 국무총리는 공직과 로펌을 번갈아 오갔다. 2008년 2월 총리 임명 전에 김앤장에서 일했고 작년 10월 총리직을 그만둔 뒤 김앤장에 복귀했다. 전직 고위관료 중에서는 김영주 전 산업자원부 장관(세종)과 추병직 전 건설교통부 장관(주원),김용덕 전 금감위원장(광장),임영록 전 재정경제부 차관(충정) 등이 로펌에 적을 두고 있다.
로펌이 고위 경제관료들의 집합소를 연상케 할 정도로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억대 연봉과 승용차,사무실,개인비서 등을 지원받아 품위 유지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또 대부분 '고문'으로 일하기 때문에 업무가 많지 않은 편이다. 나중에 공직 복귀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전직 경제관료에게는 매력적인 직장이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이 공무원의 재취업을 엄격히 제한하는 것도 한 요인이다. 공직자 윤리법은 퇴직 후 2년 동안 재직시 업무와 관련이 있는 '자본금 50억원 이상 회사'에 취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예컨대 금융위원회 위원장이나 부위원장을 역임할 경우 상장회사로 옮겨갈 수가 없다. 로펌을 제외하면 갈 곳이 없다는 얘기다.
일부에서는 로펌과 공직의 '회전문'인사라는 비판도 있다. 로펌과 공직을 오가다보면 공익과 사익이 엄격하게 구별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로펌이 해당 부처에 직 · 간접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장 · 차관들을 활용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과장급이나 국장급 경제관료로 일하다 로펌으로 옮겨가는 사례도 적지 않다. 예컨대 재정경제부 세제실에서 잔뼈가 굵은 김기태 전 부동산실무기획단 부단장(국장급)과 성수용 전 조세지출예산 과장은 현재 김앤장 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국세청이나 공정거래위원회 같은 부처에서도 로펌 행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은 작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최근 3년간 공정위를 그만두고 민간에 취업한 4급 이상 공무원 24명 중 14명(58.3%)이 로펌으로 옮겼다"고 밝히기도 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현 정부 경제팀 수장 중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현직에 임명되기 전 로펌에 잠시 몸 담았다. 윤 장관은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에서,김 원장은 광장에서 각각 고문을 지냈다. 한승수 전 국무총리는 공직과 로펌을 번갈아 오갔다. 2008년 2월 총리 임명 전에 김앤장에서 일했고 작년 10월 총리직을 그만둔 뒤 김앤장에 복귀했다. 전직 고위관료 중에서는 김영주 전 산업자원부 장관(세종)과 추병직 전 건설교통부 장관(주원),김용덕 전 금감위원장(광장),임영록 전 재정경제부 차관(충정) 등이 로펌에 적을 두고 있다.
로펌이 고위 경제관료들의 집합소를 연상케 할 정도로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억대 연봉과 승용차,사무실,개인비서 등을 지원받아 품위 유지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또 대부분 '고문'으로 일하기 때문에 업무가 많지 않은 편이다. 나중에 공직 복귀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전직 경제관료에게는 매력적인 직장이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이 공무원의 재취업을 엄격히 제한하는 것도 한 요인이다. 공직자 윤리법은 퇴직 후 2년 동안 재직시 업무와 관련이 있는 '자본금 50억원 이상 회사'에 취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예컨대 금융위원회 위원장이나 부위원장을 역임할 경우 상장회사로 옮겨갈 수가 없다. 로펌을 제외하면 갈 곳이 없다는 얘기다.
일부에서는 로펌과 공직의 '회전문'인사라는 비판도 있다. 로펌과 공직을 오가다보면 공익과 사익이 엄격하게 구별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로펌이 해당 부처에 직 · 간접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장 · 차관들을 활용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과장급이나 국장급 경제관료로 일하다 로펌으로 옮겨가는 사례도 적지 않다. 예컨대 재정경제부 세제실에서 잔뼈가 굵은 김기태 전 부동산실무기획단 부단장(국장급)과 성수용 전 조세지출예산 과장은 현재 김앤장 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국세청이나 공정거래위원회 같은 부처에서도 로펌 행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은 작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최근 3년간 공정위를 그만두고 민간에 취업한 4급 이상 공무원 24명 중 14명(58.3%)이 로펌으로 옮겼다"고 밝히기도 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