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과 한국산재의료원이 공공분야 선진화의 일환으로 오는 4월 말 15년 만에 재통합을 앞두고 있다. 5600명의 인력을 가진 대규모 공공기관의 탄생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려 있다.

과거 60년대 민간자본이 부족하던 시절에는 정부 주도의 강력한 경제개발 정책에 따라 철강 · 통신 · 건설 · 전력을 중심으로 공공부문에서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공공기관은 경제를 이끄는 일꾼으로서 경제성장의 초석이 되었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공공부문은 급변하는 대내외 경영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서,글로벌 마인드로 무장한 민간 기업들에 그 역할을 서서히 내주었다. 국민들은 선진국에 버금가는 고품질의 공공서비스를 요구하게 되었는데,공공부문은 이런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다.

그동안 산재보험은 요양(치료)과 보상담당 기관이 분리 운영됨에 따라 체계적인 산재서비스 제공에 어려움이 있었고,재활서비스와도 유기적으로 연계되지 못해 근로자들에게 많은 불편함을 끼쳐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산재의료원과의 통합으로 요양,보상,재활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됨에 따라 향후 산재보험 서비스부문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근로복지공단에서 담당했던 사회보험 징수업무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이관됨으로써 고객편의 증진은 물론 서비스 수준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그동안 유사한 성격의 4대 사회보험 징수업무를 근로복지공단과 국민건강보험공단 그리고 국민연금공단이 각각 맡으면서 발생했던 행정 비용 중복과 이로 인한 고객 불편 등의 문제가 이번 통합을 계기로 해결될 것이다.

통합 이후 어떻게 조직을 이끌어 갈 것인가는 무척 중요한 과제다. 핵심 역량 중심의 효율적인 조직으로 거듭나 궁극적으로 대국민 서비스를 제고한다는 통합 목적을 달성해야만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중복 조직을 축소,폐지하고 비핵심 · 비효율사업을 접는 등 경영효율화를 추진하려면 뼈를 깎는 아픔을 감내해야 한다. 상이한 조직문화와 업무형태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물리적 통합을 뛰어 넘어 핵심가치와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인간적인 통합,즉 생물학적 통합을 이뤄야 한다.

김원배 <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