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앞으로 벨기에에선 공공장소에서 이슬람 여성들이 ‘부르카’를 착용하는 모습을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 타임지는 3일 “벨기에 의회 사법·내무위원회가 이슬람 여성들이 공공 장소에서 부르카 착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부르카는 이슬람 여성들이 얼굴을 가리기 위해 쓰는 베일로 중동의 보수적인 국가들에선 공공연하게 착용되고 있다.

이 법안은 오는 22일 벨기에 하원에서 표결을 앞두고 있으며 법안 통과시 6월부터 효력이 발효될 예정이다.타임지는 부르카 금지 법안이 각 정당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만약 법안이 통과되면 벨기에는 공공장소에서 부르카 착용을 금지한 유럽 최초의 국가가 된다.법안에 따르면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가려 신원을 알 수 없게 하는 행위가 금지되고, 이를 어길 경우 20~35 유로의 벌금이나 최대 7일의 구류에 처해질 수 있다.법안 지지자들은 부르카로 얼굴을 덮는 행위가 안전상의 이유로 위험하다고 주장하고 있다.하지만 타임지는 이 법안을 제출한 벨기에 자유당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이번 법안에 문화적인 가치가 작용했음을 지적했다.자유당의 한 관계자는 “열린 사회에선 공통된 문화,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필요로 한다”며 “문명화된 사회는 부르카처럼 여성들을 억압하는 도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그는 또 “코란에선 부르카에 대한 언급이 아무것도 없다”며 “부르카는 여성들에 대한 협박의 도구이자 굴종의 표시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부르카 착용을 금지하는 움직임은 벨기에 뿐만 아니라 다른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이미 프랑스와 네덜란드는 공립학교에서 부르카 착용을 금지했다.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정부도 부르카 착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에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