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들이 많아 민생 정책들이 우선 순위에서 밀린 게 안타깝습니다. "

다음 달로 임기(1년)가 끝나는 김성조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사진)의 소회다. 김 의장은 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책위 의장에서 물러나기 전에 마지막 작품으로 민생 안정에 기여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지방선거에도 총력을 기울여야겠지만 의원들이 국회에서 해야 할 자신의 본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가 민생 정치를 아쉬워하는 이유는 지난 1년간 대형 정치이슈들이 잇따라 터져나오면서 여야간에 사활을 건 대결구도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봄부터 4대강 사업과 미디어법 개정안으로 점화된 정치권의 첨예한 대립은 노동관계법 개정과 세종시 문제로 이어졌다.

김 의장은 "여야가 충돌한 지난 1년은 대화와 타협의 시간이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여야 대립뿐 아니라 당 내부적으로도 의견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아 이들의 의견을 모으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다"며 "개별 의원으로서 목소리를 내다가 의견을 취합 · 조정해야 하는 자리에 오니 좀더 사안을 객관적이고 넓은 시야로 바라보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집권여당 정책위 의장으로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나의 스타일을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그림자 내조'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에 나서서 전선을 진두지휘하는 것이 아니라 한발 뒤에서 여 · 야와 당정 간 정책 조율이 잘 되도록 물밑 작업에 힘을 기울였다는 뜻이다.

김 의장은 이어 "정책위 의장은 정책을 생산하는 직책이 아니라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지점에서 정책을 조정하는 자리이며 정책 전문성은 6명의 정책조정위원장에게 맡기는 것"이라며 "내가 있는 동안 6명의 정책조정위원장들 사이에서 단 한번의 불협화음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1일 공인인증서 없이 스마트폰을 이용한 소액결제금액을 점진적으로 30만원 이상으로 높이도록 한 것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