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회사들이 강남역 인근(행정동으로는 역삼동)으로 모여들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강남역∼역삼역 일대 테헤란로 초입입니다.

지난해 롯데주류가 두산주류BG를 인수한 뒤 동대문 두산타워에서 강남역에서 역삼역 방향으로 200m 떨어진 3M타워로 이전한 데 이어 지난달 15일에는 서초동에 있었던 OB맥주가 강남역 2번 출구에서 양재동 방면으로 100m 정도 떨어진 역삼동 화인타워로 사옥을 옮겼습니다

이에 따라 진작 터를 잡은 디아지오(강남파이낸스센터)와 페르노리카(행정동으로는 서초동이지만 강남역 3번 출구 100m 떨어진 곳. OB맥주의 바로 맞은 편),그리고 롯데칠성 주류사업부(스카치블루를 만드는 곳.롯데주류와 같은 빌딩) 등 위스키 업체를 포함해 모두 5개 주요 술회사가 모두 강남역 반경 300m 안쪽에 모이게 됐습니다.

왜 하필 강남역일까요.

주류업계 사람들은 "테헤란로 초입인 강남역∼역삼역 일대는 최고급 룸살롱과 카페,바 등이 밀집해있는 주류 비즈니스 중심지로 이 곳에 있으면 시장 트렌트 변화를 단박에 눈치챌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강남구청에 확인해봤더니 진짜 사실이더군요. 강남구청 보건소에 따르면 행정동상 역삼동인 이 곳엔 강남구 전체 유흥주점(룸살롱과 나이트클럽) 342곳 중 181곳,단란주점 528 곳 중 152곳이 위치해 있었습니다.룸살롱은 강남구의 절반 이상이,단란주점은 4분의 1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지요.

국세청의 통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개별소비세를 내는 유흥주점과 단란주점은 전국적으로 7400여개입니다. 개별소비세는 유흥주점과 단란주점으로 지방자치단체에서 허가받은 3만4000여곳 중에서 칸막이(룸)가 있고 접객여성을 고용한 곳이 내는 세금입니다. 만약 강남구에 있는 유흥주점과 단란주점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간주한다면 전국 룸살롱의 10분의 1이 강남구에 있고 그중 3분의 1의 이상이 역삼동에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셈입니다.

재미있는 현상은 이렇게 강남역 주변으로 있는 회사가 정말 잘 나가고 있다는 겁니다.

롯데주류의 자체 조차(한국리서치)를 보면 소주 ‘처음처럼’은 전국 시장 점유율이 13% 가량이지만 강남 유흥업소에선 점유율이 38∼53%에 달합니다. OB맥주의 카스도 전국 점유율은 43% 가량인데 강남에선 점유율이 50%에 육박하는 것으로 자체 조사되고 있습니다.

경쟁사인 하이트진로에선 믿을 수 없는 숫자라고 하지만 업계에선 어느정도 신빙성이 있다는 얘기를 합니다.
아참,현재 하이트는 청담동에,진로는 서초동에 있습니다. 유흥가가 많기는 하지만 역삼동 만큼은 아닌 어떻게보면 조용한(?) 동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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