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타 키나발루는 보르네오 섬 북동쪽 말레이시아 사바주에 있는 항구도시다. 에메랄드빛 바다로 대표되는 깨끗한 자연과 현대 문명이 적절히 어울려 있는 곳으로,특히 조용한 휴식과 색다른 체험을 즐기려는 허니무너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동남아시아 최고봉인 키나발루 산이 그 중심에 있다.

#해발 4101m의 거대한 공원

코타 키나발루 시내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거리에 키나발루 산이 우뚝 솟아 있다.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키나발루 산(4101m)은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공원이다. 753㎢에 달하는 키나발루 산 권역에 5000여종에 달하는 식물과 100여종의 포유류,300여종의 조류가 서식하고 있다. 극한산행을 좋아하는 산악인뿐만 아니라 야생과 자연을 느끼려는 이들에게도 꿈의 목적지로 꼽히고 있는 까닭이다. 전 세계에 분포하는 동식물종의 30%가량이 서식하고 있는 생태학의 보고임을 증명하듯 2000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키나발루 산은 산록의 정글지대에서부터 중턱의 숲을 지나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은 정상 부근까지 하루 일정으로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산정에서의 해맞이를 위해서는 1박 코스를 택해야 한다.

들머리의 산문에서 입산 신고와 보험 가입을 마치면 현지 산악가이드를 배정받는다. 산행은 울창한 열대림과 폭포의 환영을 받으며 시작된다. 산을 오를수록 희귀한 식물들이 눈길을 붙잡는다. 생전 처음 보는 야생난은 물론 세계에서 제일 큰 꽃인 라플레시아도 만날 수 있다. 숨이 차오르고 어지러운 고소증이 느껴질 때쯤 산장에 도착한다. 키나발루 산 정상 등정을 위해서 산장 숙박은 필수.산장은 해발 3273m에 위치한 라판라타 산장과 군팅 라가단 산장을 이용한다. 산장에서 정상까지는 4시간 길이다. 힘겨운 걸음이지만 정상 조망과 해맞이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

#유황온천에 스노클링까지

정상 산행이 아니라면 저지대에서 키나발루 산을 즐겨보자.키나발루국립공원 입구에서 차로 40여분 달리면 포링 유황온천이 나온다. 밀림 한가운데서 하는 야외온천욕이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온천 옆의 캐노피 정글워킹 코스도 재미있다. 나무보다 높은 25m 높이에 와이어와 나무판을 이어 만든 출렁다리를 걸으며 정글 생태를 감상할 수 있다.

코타 키나발루 여행길에서 바다를 빼놓을 수 없다. 코타 키나발루 바다의 진면목은 툰쿠 압둘 라만 해양공원에서 즐길 수 있다. 이 해양공원은 코타 키나발루 앞바다 3~8㎞에 걸쳐 산재해 있는 마누칸 · 가야 · 사피 · 마무틱 · 술록 등 5개의 섬과 바다를 아우르고 있다. 가야 섬이 제일 크다. 섬 해안 곳곳에 자리한 백사장과 섬을 둘러싼 산호초가 방해받지 않는 휴식과 해양레포츠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공원 내에 유일한 수상방갈로 형태의 리조트가 있다. 리조트 옆에 해양리서치센터도 있다.

마누칸 섬의 넓은 백사장도 돋보인다. 섬 남쪽 해안을 따라 산호해변이 이어져 있다. 선탠을 하며 휴식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사피 섬은 아일랜드 호핑 투어의 필수코스.바닥이 유리로 된 글라스 보텀 보트를 타고 바닷속 생태를 관찰할 수 있다. 물 밖에서 공기를 넣어주는 헬멧을 쓰고 바다 밑을 산책하는 시워킹 프로그램도 재미있다.

코타 키나발루 시내의 사바주립 모스크도 구경할 만하다. 정육각형의 순금판으로 덮인 돔,벽면과 기둥에 순금으로 새겨 넣은 코란 경구가 엄숙함을 더해준다. 예배시간을 제외하면 일반인들도 안에 들어가 구경할 수 있다. 코타 키나발루 시내의 일요일은 아기자기한 재미를 더해준다. 가야 거리에서 열리는 7일장이 그 무대다. 오전 6시부터 오후 1시까지 열리는 장에서는 과일,생선,채소 같은 먹을거리를 고르고 수공예품,골동품,생필품 등 토산품을 흥정하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 여행 TIP

하나투어리스트(1577-1212)는 '키나발루 트레킹 5일' 상품을 선보였다. 아시아나항공과 말레이시아항공을 이용해 매주 수·목·토요일 출발한다. 키나발루 산 트레킹과 함께 코타 키나발루의 산호섬 관광 또는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키나발루산 1박2일 산행과 산호섬 여행' 일정은 숙소에 따라 수트라퍼시픽리조트 119만원부터,그레이스빌 99만원부터.

'키나발루산 1박2일 산행과 수트라하버CC 18홀 라운드' 일정은 124만원부터.

트레킹 챌린지 투어 상품도 선택할 수 있다. 코오롱스포츠와 함께 참가자 모두가 정상을 밟는 산행을 안내한다.

5월1·5·11·19·21일 출발한다. 1인당 123만원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