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음악 감상을 하기에 가장 좋은 공간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음향 전문가들은 자동차에서는 제한적이고 밀폐된 공간에서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소리를 듣는 만큼 내부 오디오와 스피커 성능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이런 이유로 업체마다 오디오 브랜드를 선정,공동 개발하는 일이 적지 않다.

현재 자동차에 적용되는 오디오는 차종별,업체별로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쓰이는 오디오는 보스(BOSE)다.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가 특징으로 마세라티,인피니티 G37 컨버터블,닛산 무라노,캐딜락 CTS,혼다 레전드,르노삼성 SM3 등 주행성이 강조된 차에 많이 사용된다.

이와 달리 독일 브랜드 하만 카돈(Harman-Kardon)은 입체감 있는 음향 시스템으로 고급차 선호도가 높다. 마이바흐,벤츠 S클래스,랜로버 레인지로버 스포츠,쌍용 체어맨W,미니 캠든 등 상징적인 차종에 주로 사용된다.

실내를 음악감상실로 전환하는 데는 렉시콘(Lexicon)도 결코 빠지지 않는다. 하만 카돈과 비슷한 음향이지만 비교적 원음 재현을 잘하는 오디오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원래 롤스로이스 팬텀에만 적용됐지만 현대차가 구애를 벌인 끝에 제네시스에도 장착됐다.

눈으로 보는 오디오 뱅앤올룹슨은 아우디 A8에 탑재됐다. 같은 덴마크의 다인오디오(DYNAUDIO)는 볼보 S80 이그제큐티브에 적용돼 깊은 소리를 재현한다. 마니아 브랜드 보스턴 어쿠스틱스는 크라이슬러 300C 시그니처에 처음 적용돼 품격을 높였다. 거실에서만 볼 수 있었던 마크 레빈슨은 렉서스에 들어오면서 명성을 알렸다. 영국의 바스&윌킨스는 재규어 XKR에,나임은 벤틀리와 손잡았다.

한편 자동차 오디오 시스템 발달은 우리의 생활 패턴과도 밀접하다. 차와 함께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일상화됐고,홈시어터와 같은 AV기기가 보급되면서 소비자의 '귀높이(?)'도 올라갔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소비자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오디오도 특성에 따라 세분화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젊은층이 선호하는 차종에는 앰프 출력 등을 높여 볼륨량을 높이고,고급차 등의 오디오는 오페라 홀 같은 분위기를 내는 데 주력한다는 것.그래야만 제 역할을 다 하는 좋은 오디오라는 평가를 듣게 된다는 얘기다.

박찬규 오토타임즈 기자 star@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