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업체 이지 서베이가 지난 17일부터 사흘간 직장인 8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2%는 회사 내에 무임승차자가 있다고 답했다. 일하는 시늉만 내며 다른 사람 업무 성과에 묻어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무임승차자가 누구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직장상사(44.7%)','동성동료(38.9%)','이성동료(10.9%)','부하(6.3%)' 순으로 많은 답이 나왔다. 이성동료가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남성 직장인의 경우 5.8%로 낮았지만,여성 직장인들은 15.8%로 비교적 높았다.
회사 내 무임승차자 유형은 '과시형(47.5%)'의 비중이 절반에 달했다. 회사에 놀러다니는 듯한 '뺀질이형(31.4%)'의 비중도 컸다. 있는 듯 없는 듯한 '무존재형(10.9%)',남들의 일이 많든 말든 개의치 않는 '칼퇴근형(9.2%)'이 뒤를 이었다.
직장인들이 회사 생활을 할 때 가장 얄밉다고 느끼는 사람은 주로 무임승차자 성향을 지닌 이들이었다. '자기 할 일을 남에게 떠넘기는 사람(38.0%)'이나 '기여는 적게 하고 생색은 자기가 다 내는 사람(32.2%)'이 다수를 차지했다. 이어 '말을 조심하지 않아 피해를 주는 사람(15.9%)','잘못을 감추고 변명만 하는 사람(9.4%)' 순이었다. '밥값을 안 내려고 신발끈 오래 묶는 사람(2.4%)' 등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었다.
회사 내 무임승차자에게 대응하는 방법은 대부분 '무시한다(55.8%)'였다. '안 보는 데서 흉을 본다(25.5%)'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대놓고 비판한다(9.7%)'거나 '그도 불쌍한 사람인데 그냥 도와준다(9.0%)'는 경우도 있었다.
무임승차자들이 인사고과를 잘 받거나 좋은 평판을 얻는 경우가 많다고 느끼는 김 과장,이 대리의 비율은 68.6%로 높았다. 과시형 무임승차자가 많기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무임승차자들에게 복수할 기회가 있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팀원이나 상사 앞에서 망신을 주겠다(37.7%)'는 응답이 적지 않았다. 기회가 없거나 용기가 나지 않을 뿐 괘씸하게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다른 동료들과 연대해 왕따시킨다(14.9%)'거나 '그냥 한 대 때려주겠다(12.9%)','인사팀에 얘기해 퇴사하게 하겠다(10.0%)'는 등의 과격한 답도 있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