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사무소 김앤장이 올해 건설 분야에서 이슈가 될 5대 법률 쟁점으로 △재개발 · 재건축 △조망권 △컨소시엄 내부 구성원 간 다툼 △턴키 설계 변경 △건설산업기본법(건산법)상 배임수증재죄 등을 제시했다.

김앤장의 류용호 변호사는 최근 대한건설협회 주최로 건설회관에서 열린'건설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국민들의 권리 의식이 높아지는 데다 경기침체로 건설업체들이 위기에 처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분쟁이 생겨날 가능성이 높다"며 이처럼 전망했다.

류변호사는 우선 공모형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 등을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한 건설사들 간 분쟁이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사업 자체가 적자 공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때 일부 참여 업체가 불법행위를 했거나,주간사가 권리를 남용한 점이 분쟁의 불씨가 될 수 있다.

건산법상 배임수증재죄의 경우 국민권익위원회에서 공사 수주를 위해 금품을 뿌린 건설사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 관련법령 변경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사실 건산법은 영업정지 입찰제한 등을 통해 직원과 건설사를 동시에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을 만들어놨지만 법원은 "건설사 직원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 돈을 주거나 받았다면 건설사를 같이 처벌하지 못한다"고 판결해 유명무실해진 실정이다. 이에 따라 국민권익위에서 건설사도 같이 처벌하는 방향으로 법 규정을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부동산 소유주들의 권리 의식이 높아지면서 재개발 · 재건축과 조망권을 둘러싼 소송도 많아질 것으로 김앤장은 전망했다. 특히 재개발 · 재건축의 경우 올해 줄을 이을 대법원의 확정 판결들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턴키공사 수주 후 실시설계 단계에서 설계를 변경하는 경우 공사비를 증액해주는 것이 타당한가 하는 점도 주목거리다. 발주처가 요구하거나 지역주민들의 민원 때문에 설계가 변경되는 게 일반적인 만큼 공사비를 증액해주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김앤장은 전망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류변호사는"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그동안 억눌려져 있던 다양한 분쟁들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