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했지만 계산된 행동이었다. "(It was genuine but calculated)

성(性)추문 이후 약 3개월 만에 공식석상에 나타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사과발표에 대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렇게 전했다.

우즈는 20일(한국시간) 미국PGA투어 본부가 있는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소그래스TPC 에서 "나의 무책임하고 어리석은 행동을 깊이 반성한다"며 15분간 미리 준비해온 사과문을 읽었다. 그는 아내 엘린 노르데그린에게 맞았다는 보도에 대해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사고 당일이나 그 이전에 단 한 번도 그런 일이 없었다"고 전면 부인했으며 "엘린은 이번 시련속에서 엄청난 품위와 침착함을 보여줬다"며 시종일관 아내를 옹호하는 태도를 보였다.

우즈는 어린 시절 태국 출신 어머니 쿨티다로부터 배운 "욕망은 불행을 낳는다"는 불교의 가르침을 거론하며 "욕망을 좇지 않고 절제하겠다"고 언급했다. 우즈는 복귀 시기에 대해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언젠가는 복귀할 것이다. 올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우즈는 사과문 발표 다음 날 45일간 치료를 받아온 미시시피주 해티스버그에 있는 섹스중독재활원인 파인그로브재활원으로 들어갔으며 20일간 추가로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우즈의 사과문 발표 자리에는 우즈의 어머니와 친구,동료 등 40여명만 참석했다. 언론사로는 AP,로이터,블룸버그 등 3명의 통신사 기자만 참석했으며 질문은 허용되지 않았다. AP의 더그 퍼거슨 골프전문기자는 "마치 교회 같은 엄숙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미국골프기자협회는 우즈 매니저인 마크 스타인버그와 협상을 통해 12명의 기자를 참석할 수 있도록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취재 보이콧'설이 나돌았으나,이날 회견장 옆에는 300여명의 기자들이 몰려들어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우즈가 하필 자신의 스폰서 가운데 가장 먼저 후원 중단을 선언했던 액센츄어가 여는 '액센츄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 도중에 사과문을 발표한 것도 논란이 됐다. 이와 관련,우즈의 사과발표문 낭독을 주선한 팀 핀첨 미PGA투어 커미셔너는 "우즈가 재활원에서 1주일 휴가를 얻어 올랜도 자택으로 돌아왔으며 복귀 전날로 일정을 잡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우즈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외신들은 여전히 의문점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그것은 ?u현재 아내 엘린의 소재 ?u자동차사고가 난 지난해 11월27일 밤 일어난 일 ?u오랫동안 침묵을 지킨 이유 ?u사과에 앞선 스윙 및 조깅 사진 공개 ?u기자들의 질문을 안 받은 이유 등이다.

초미의 관심인 그의 복귀시점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다. 우즈의 옛 스승인 부치 하먼은 "우즈가 경기하는 모습을 올해는 못 볼 것"이라고 한 반면 프로골퍼 닉 팔도는 "우즈가 조만간 투어에 복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이애미(미 플로리다주)=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