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7일 최근 경기도 일산에서 선배 고등학생들이 중학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알몸 뒤풀이를 해 물의를 일으킨 것과 관련,"경찰이 처리하겠다고 하는데 졸업생과 학교가 근본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지 '사건'으로 접근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는 문화의 문제다. 희망을 갖고 감사한 마음으로 임해야 할 졸업식의 의미가 잘못돼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실무 대책회의와 함께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현장 방문을 통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일은)우리 사회의 중병이기 때문에 마치 사건 해결하듯이 수습해서 될 사안이 아니다"며 "우리 사회가 책임을 갖고 제도적으로 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번 사건을 방치한 데는 해당 학교 교장과 교사도 책임이 있다"며 "이런 의식을 바꾸지 않고 선진화는 어렵다. 무너진 사제 간의 신뢰와 존중 분위기를 다시 세우는 것도 선진화"라고 지적했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졸업식과 입학식 문화가 정상화하도록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변인은"이 대통령의 발언은 이번 사안을 일반 사건을 해결하듯 수습해서는 안 되고 우리 사회의 교육 문화를 바꾸기 위한 근원적이고 원론적인 처방을 제시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