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풍변수’…“안전성이 우선” 설계 변경

부산 해운대에 들어서는 해운대관광리조크와 월드비즈니시센터 등 110층이 넘는 초고층 빌딩의 모습이 해풍을 피하기 위해 유선형으로 바뀐다.

부산도시공사와 트리플스퀘어 컨소시움은 최근 해운대관광리조트(118층·511m)의 디자인을 유선형으로 바꿔달라고 미국 건축설계회사인 KPF에 의뢰했다고 16일 밝혔다.당초 건물 형태는 방패형 모양인 데다 100% 바다를 마주 보고 있는 만큼 해풍의 영향을 최소화해야 안전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트리플스퀘어 관계자는 “원래의 디자인은 미적 감각에 치우쳐 부산의 자연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점이 있다”면서 “디자인을 변경하면 설계비가 증가하고 공간배치도 까다로워지는 단점이 있지만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솔로몬그룹도 센텀시티에 건립할 월드비즈니스센터(WBC·111층)의 외관 디자인을 오는 4월까지 변경키로 했다.지난 2006년 국제현상공모를 통해 확정한 ‘삼발이형’ 디자인은 30층 높이까지는 건물이 묶여 있다가 나중에 세 줄기로 나뉘는 파격적인 형태.3개의 돛단배가 펼쳐진 형상을 하고 있어 ‘부산의 특징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해풍의 영향에서는 자유롭지 못해서다.

솔로몬그룹은 3개 건물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건축기법 도입과 날카로운 직선 디자인을 유선형으로 바꾸는 설계 변경안을 건축 설계사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WBC는 특히 주거시설을 저층에 배치해 바람의 영향을 덜 받도록 설계 중이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