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가 베스트셀러 차종이 증가하면서 기업 체질이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에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프라이드, 포르테, 쏘울이 호조를 보이면서 판매량 20만대 이상인 베스트셀러 차종 비중이 지난해 24%에서 올해는 55%로 확대될 것이란 평가다.

기아차는 11일 1.69% 오른 2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맥쿼리증권 등 외국계 창구로 매수 주문이 대거 유입된 가운데 주가는 한때 2만1400원까지 올라 지난 4일에 이어 다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회사 주가는 이달 들어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현대차그룹 3사 중에서 가장 먼저 작년 말의 전고점을 돌파했다.

현대차도 1.75% 상승했고,현대모비스는 사흘 만에 반등해 1.77% 올랐다.

안상준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국내 자동차주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에 비해 아직 주가 수준이 낮다"면서 "그 중에서도 기아차는 현대차 대비 40%가량 낮은 가격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어 저가 매력이 돋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본 경쟁업체들의 잇따른 리콜사태로 국내 자동차주의 반사이익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상대적으로 주가가 싼 기아차에 특히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기 차종의 비중과 판매량이 늘면서 기업체질이 본격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주가 강세를 이끄는 요인으로 꼽혔다.

손명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단일 모델로 글로벌시장에서 20만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차종은 '모닝'과 '스포티지' 2종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프라이드'와 '포르테' '쏘울'의 판매량도 2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베스트셀러 차종의 비중이 늘어난다는 것은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가 높아진다는 의미다.

지난해 출시한 'K7' 등 중대형 차종의 판매가 늘면서 실적개선 기대도 커지고 있다. 'K7'의 경우 출고 첫 달인 작년 12월 5640대에 이어 지난달에도 4127대가 팔려 단숨에 기아차 내 주요 차종 중 판매 2위로 뛰어 올랐다.

손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판매단가가 높은 중대형차가 인기를 끄는 등 제품 라인이 점차 개선됨에 따라 향후 꾸준한 실적개선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김용수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순차입금 규모가 9조8000억원대로 2조원 넘게 감소하는 등 재무 안정성도 크게 좋아지고 있다"며 시세보다 40% 이상 높은 3만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안 연구원은 "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자동차 업체와 일본 업체들의 글로벌 판매량은 2년 전만 해도 두 배 이상 차이가 났지만 올해는 100만대 수준으로 격차가 줄어들 전망"이라면서 "앞으로 주가 재평가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