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반납한 산업현장] "연휴 특근이 설 선물…못쉬어도 일감 많아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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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부품 생산 디에스솔텍, 주문 넘쳐 24시간 풀가동
LED 만드는 서울 반도체, 납기 맞추려면 주야 2교대
LED 만드는 서울 반도체, 납기 맞추려면 주야 2교대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은 임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법정 설 연휴기간(13~15일)보다 하루나 이틀쯤 더 휴무한다. 남들은 쉬는데 넘치는 주문을 소화하기위해 설 연휴를 반납한 기업들을 미리 찾아갔다.
"몰려드는 주문으로 1월1일부터 휴일을 잊은 채 공장을 24시간 돌리고 있습니다. "
인천 남동공단에서 전력산업 부품을 생산하는 디에스솔텍의 이대성 대표(44)는 "14일 하루만 쉬고 나머지 설 연휴기간에는 직원들이 출근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11일 저녁 8시가 넘은 디에스솔텍 공장은 어둠에 싸인 주변 공장들과 달리 환한 불빛을 밝힌 채 일손을 움직이는 직원들로 활기가 넘쳤다. 회사는 지난해 말부터 원자력발전 등 전력산업이 호황을 구가하면서 납품 물량이 30% 이상 늘어나 공장을 풀가동해야 겨우 납기를 맞출 수 있는 실정이다.
도금 및 부품조립 작업이 이뤄지는 1, 2층 공장에선 정밀가공, 품질관리, 도금 담당직원들은 6~8명이 팀을 이뤄 구슬땀을 흘렸다. 김판수 공장장은" 평일 특근과 설 연휴에도 일을 해야만 주문 물량을 소화할 수 있다"며 "전 직원들이 '연휴 특근'을 설 선물로 생각하고 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입사 5년차인 이현준씨(31)는 "다른 회사들은 설 연휴 때 3~5일을 쉬지만 회사가 커가고 장래가 보장돼서인지 활기찬 분위기에서 근무한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회사의 주력 제품은 산업용 전선과 전선을 누전 없이 연결해 주는 '초고압 중심도체'.수명 연장을 위해 전선자재에 은을 입히는 도금 기술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회사는 내구연한이 20년 정도인 전선 관련 부품의 교체시기가 올해부터 본격 시작되는 데다 해외 전력산업설비의 수주가 잇따르고 있어 전력부품 공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대표는 "우리 회사가 초고압 중심도체를 독점적으로 공급하게 된 것은 해당 원천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현대중공업 효성 대한전선 등 대기업하고만 거래를 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4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올해 70억원,내년 100억원의 매출을 전망하고 있다.
경기도 반월공단에 있는 서울반도체 생산공장도 설 연휴를 쉬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서울반도체는 자회사인 서울옵토디바이스가 제작한 LED칩을 기반으로 TV와 노트북 등의 광원으로 쓰이는 백라이트유닛(BLU)용 LED패키지와 조명용 LED패키지를 생산한다. 최근 LED의 쓰임새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2008년 2841억원 수준이었던 이 회사의 매출은 지난해 4534억원으로 60% 뛰었다.
직원들에게 있어 설 연휴는 여느 주말과 똑같다. 공장은 13~15일에도 평소처럼 주야 2교대로 24시간 돌아간다. 정태규 마케팅 팀장은 "국내외에서 밀려드는 주문을 납기 내에 맞추기 위해선 설 연휴를 반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꾸준히 증설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공급에 비해 수요가 워낙 많아 상당기간 365일 · 24시간 체제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BLU용 LED패키지 제작부에 소속된 이정란 대리(42 · 여)는 "회사가 잘 나가다보니 설 연휴에도 쉬지 못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좋은 회사에 다닌다는 자부심을 갖고 즐겁게 일하겠다"고 말했다.
김인완/오상헌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