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한 한국정치의 '시즌 2'를 보고 싶다면….18대 국회의 숨어있는 1인치를 끄집어낸 《여의도 개그타임》을 펼쳐보라.제목부터 심상찮다. 한국사회에서 '전지전능(?)'에 가깝다는 금배지들의 말싸움 · 몸싸움을 '개그'로 표현했다. 이른바 뒷얘기요,후일담이다.

서로 죽일 듯이 싸우는 이면에도 그냥 보아 넘길 수 없는 사연들이 있는 모양이다. 어찌보면 일종의 '18대 국회의원들을 위한 변명' 같기도 하다. '구라빨'로 치면 대한민국 의원들이 세계 최고라는 배꼽 잡는 유머가 책 곳곳에 녹아있어 일견 재미도 있다.

한나라당 4공주와 민주당 F4(네 명의 꽃미남),본회의장 의석에서 큰 소리친 사람은 무조건 낙선한다는 속설의 진실공방 등이 흥미진진하다. 그 뿐인가,'미국 유명 영화배우를 닮았다'는 칭찬에 웃음을 참지 못한 국무총리….신문 · 뉴스를 통해선 좀처럼 접하기 힘들었던 '그들만의 입담'이 생생하게 한판 대결을 벌인다.

하나 하나 에피소드를 읽다보면 결론적으로 '정치인들에게 유머가 좀 더 있었으면…'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저자들은 매일경제 정치부 기자.이들은 "정치를 부패하게 만드는 것 중 가장 무서운 것이 무관심"이라는 말로 출간 배경을 설명했다. 이 책을 읽고 '우리네 국회의원도 나름 사연이 있고 웃기는 사람이구나'하고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