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겨울철 중고차 시장은 차량의 연식 변경 및 계절적 수요 감소로 인해 전통적인 비수기로 통한다. 하지만 올해는 지금까지 가격이 보합세를 유지하는 이례적인 현상을 보이며 비수기라는 말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2월 들어선 점차 예년 추이를 회복하고 있는 양상이다. 중고차 경매장의 낙찰 가격은 준중형차의 하락세를 시작으로 전반적인 약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비스 경매장의 경우 낙찰률은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약 63%를 기록,예년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치이지만 최근 상승세에 비하면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설 명절 특수에 대비해 중고차 매매시장에서 이미 충분한 물량을 확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차종의 선택적 매입 위주로 경매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매물 부족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명절 이후에는 다시 회복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특히 시장의 빠른 변화에도 인기 차종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강세를 보이고 있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그랜저,제네시스,베라크루즈 등은 70% 이상의 평균 낙찰률과 희망가격 대비 10% 이상의 높은 낙찰가를 형성하며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들 인기 차종은 공급에 비해 수요가 지속적으로 많은 편이다. 하지만 대부분 차량은 시장의 흐름과 영향에 따라 시시각각 그 가치가 변하게 마련이다.

중고차 시장은 그 어떤 시장보다 다양한 요인에 의해 민감하게 변화한다. 같은 날,같은 곳에서 생산된 동일 모델 차량이 몇 년이 지난 시점에서 같은 가격에 팔릴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일반적으로 중고차 가격을 좌우하는 요소로 손꼽히는 것은 연식,주행거리,사고 유무 등이다. 하지만 최근엔 이 세 가지 외에도 다양한 요인에 따라 차량의 평가가 엇갈린다. 튀지 않는 무난한 색상은 기본이다. 차량 내 흡연 여부,시트의 오염 상태도 가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HID램프 장착은 불법 구조 변경에 속해 중고차 거래 때 불이익을 받을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다. 특히 최근에는 내비게이션,하이패스와 같은 장착물을 대대보드에 부착하면서 구멍을 뚫는 등 손상이 많아 중고차 가격을 생각한다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경유 가격이 휘발유를 넘어섰던 2008년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중고차 가격이 폭락한 것처럼 차종에 따라 유가도 중요한 변수다. 그 밖에 신차 출시 일정을 꼼꼼히 살펴 가급적 출시 전에 중고차를 매도하는 것이 좋다.

이처럼 중고차 거래 당사자들에게는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활용하는 것이 실속 있는 거래의 지름길이다. 특히 도매시장인 경매장 낙찰률은 소매시장에서의 인기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중고차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정보가 곧 돈으로 연결되는 곳이 중고차 시장이기 때문이다.

글로비스 자동차경매장 부장 rjs3762@glovi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