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사흘 만에 반등하며 157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주춤해진 사이 개인들의 '스마트 머니'가 대형 우량주인 블루칩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유입된 덕분이다.

스마트 머니란 장세변화에 대응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자금을 지칭하는 것으로,통상 며칠 동안 투자되기 때문에 하루에도 수차례 매매하는 단타 자금과는 구분된다.

하지만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이달 초 7조원을 넘었던 하루 거래대금은 6조원대로 줄어들어 투자심리는 여전히 위축된 상태다. 11일 옵션 만기일과 중국의 소비자물가 발표,유럽연합(EU) 정상회의 등을 앞두고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개인 8일 연속 순매수

9일 코스피지수는 17.70포인트(1.14%) 오른 1570.49로 장을 마쳤다. 전날 미국 다우지수가 3개월 만에 10,000선을 내줬다는 소식에 하락세로 출발했지만 개인과 기관이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개인은 596억원,기관은 35억원 각각 순매수했다.

프로그램에서 2000억원 넘는 매물이 나왔지만 반등세를 꺾지 못했다. 외국인의 매도 규모가 500억원 아래로 떨어져 수급 부담도 줄었다.

업종별로는 그동안 부진했던 건설(3.27%) 은행(2.84%) 철강(2.17%) 등이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1.74% 올라 4일 만에 반등했고 포스코(2.33%) 하이닉스(4.38%) LG디스플레이(1.89%) 등 대형주들이 골고루 상승했다. 현대차도 이틀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들의 발걸음이 부쩍 활발해졌다. 개인은 지난달 21일 지수가 1722에서 고점을 찍고 조정에 들어간 이후 단 하루만 빼고 순매수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8일간 연속으로 사들인 규모는 거의 6000억원에 이른다. 이 기간 개인은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테크윈 LG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주와 포스코 KB금융 현대건설 NHN 등 업종 대표주를 주로 사들였다. 주가가 급락하자 가격 매력이 살아난 블루칩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이벤트 데이' 앞두고 눈치보기 극심

지수는 1500대 중반에서 바닥을 다지며 재상승 기회를 노리는 양상이지만 거래는 활발하지 못했다. 이날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을 합친 거래대금은 6조4060억원에 그쳐 이틀째 6조원대에 머물렀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지수가 3% 이상 급락했던 지난 5일 거래대금이 5조원에 육박했으나 8일부터 이틀째 4조원을 겨우 넘는 수준으로 후퇴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증시에 영향력이 큰 변수들이 한꺼번에 몰린 것을 의식한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11일은 옵션 만기일,금융통화위원회,중국의 1월 소비자물가 동향,EU 정상회의 등이 겹친 '이벤트 데이'다. 이번 옵션 만기일에는 차익 프로그램 매수세가 들어올 가능성이 있지만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금리는 동결 가능성이 높아 증시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겠지만 중국의 경제지표와 EU 정상회의의 남유럽 재정위기 처리 방향 등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EU 회의에서 그리스 지원과 관련한 긍정적 뉴스가 나올 경우 단기 반등의 모멘텀이 만들어 질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