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8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캐다다 밴쿠버로 출국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복귀한 소회를 밝혔다. 이 전 회장은 "IOC 위원으로 복귀했다고 야단스럽지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평소 해 왔던 그대로"라고 말했다.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밴쿠버 방문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도움이 되겠냐는 질문에는 "옛날에 해 온 것과 똑같다.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이 전 회장은 부인 홍라희 여사와 함께 전용기 편으로 밴쿠버로 떠났다. 그는 동계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현지에 머물며 각국 IOC 위원들과 만날 계획이다. 김순택 삼성전자 부회장,최도석 삼성카드 부회장,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등이 공항에 나와 이 전 회장을 배웅했다.

이에 앞서 이 전 회장은 지난 5일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장에서 한 젊은 기업인과 긴 대화를 나눠 관심을 모았다. 이 전 회장과 만난 사람은 삼성전자 협력업체 사장인 A씨였다. 그는 삼성전자가 협력업체를 지원하는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제조 및 기술개발 노하우를 전수받아 기술혁신을 해나가고 있다고 이 전 회장에게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A씨는 중국 출장 중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잠시 귀국했다고 말했다. 감사의 말에 이 전 회장은 A씨의 어깨를 두드리며 "우리도 배워야겠다. 혁신을 계속해 달라"고 당부했다.

1993년 신경영을 시작할 때 "협력업체와의 관계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리라"고 독려했던 이 전 회장이었기에 협력업체의 성공에 큰 기쁨을 느꼈을 것이라는 게 삼성 관계자의 해석이다. 또 최근 이 전 회장이 카메라 렌즈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데 공교롭게 A씨의 회사가 이를 제조하는 회사여서 두 사람이 긴 대화를 할 수 있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용준 /송형석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