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18개 국내 은행들의 순이익이 전년 대비 8.6% 감소한 7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4일 발표했다. 경기가 좋았던 2007년 순이익(15조원)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미친다. 경기침체와 기업 구조조정으로 대손비용이 늘어난 데다 낮은 시중금리로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든 탓이다.

지난해 이자이익은 32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조3000억원 줄었다. 시중금리 하락으로 지난해 NIM이 전년 대비 0.33%포인트 축소된 1.98%에 그쳤기 때문이다. 경기침체로 지난해 대손비용은 전년보다 2조3000억원(21.8%) 증가한 12조8000억원에 달했다. 다만 비이자이익은 증시 호조와 출자전환기업 주식 매각 등으로 전년보다 2000억원 늘어난 5조3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작년 4분기의 경우 순이익은 금호아시아나 계열사와 일부 조선사 워크아웃에 따른 충당금 부담으로 1조5000억원을 내는 데 그쳤다. 이는 3분기에 비해 48.3% 급감한 수준이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부터 시중금리가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4분기 중 순이자마진은 2.33%로 개선됐고 이자이익도 9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5000억원 늘었다. 금감원은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손비용이 점차 축소되고,시중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순이자마진이 회복 중이어서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순이자마진은 하반기로 갈수록 회복돼 2007년 수준인 2.7%를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