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사람들이 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잠재력과 미래에 대해 앞다퉈 얘기하고 있다. 그간 질병과 기아,내전과 학살이 난무하던 아프리카에서 이제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무지개가 보이는 아프리카' 등 희망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아프리카를 뿌리로 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가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의 대통령이 되면서 대다수의 아프리카 국가들이 그간 가지고 있던 가장 큰 고질이었던 장기 독재,1인 지배구조체제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따라 과거 대륙의 식민종주국이었던 유럽제국은 기득권을 내세워 계속 영향력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은 아프리카 정상 등을 대거 초청하거나 대규모 공적원조자금(ODA) 제공 및 직접투자(FDI) 확대 등의 방법으로 아프리카가 가지고 있는 자원과 사회 인프라 개발수요를 흡수하려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우리나라도 뒤늦었지만 우리만의 차별화된 전략,즉 불과 40여년 만에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가지고 개도국을 돕는 원조제공 국가가 된 노하우를 앞세워 아프리카의 진정한 친구가 되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아프리카 국가들에 모두 같은 미래가 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과거 유럽 또는 아시아의 모든 국가들이 오늘날 같은 수준의 번영을 구가하고 있지는 않듯 미래의 아프리카도 국가별 잠재력과 노력 여하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비록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기는 하나 아직은 여력이 충분치 않은 우리로서는 강대국들의 각축 속에서 아프리카 어느 나라가 진정한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지를 잘 살펴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 국민에게 축구강국으로만 알려져 있는 카메룬은 아프리카 중서부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국가로서 한반도의 약 2.2배의 국토면적과 2000만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고 석유,천연가스,보크사이트,철광석,다이아몬드,금 등 광물자원의 보고이다. 또한 북부 사바나로부터 남부 열대우림까지 다양한 기후를 가진 국토로 이루어져 있고,수려한 해변과 서부 아프리카의 최고봉이면서 아프리카 최대의 활화산인 카메룬산(4040m) 등을 보유하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아프리카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어 '작은 아프리카(Africa in Miniature)'라고도 불린다.

게다가 앵글로폰(영어사용권)과 프랑코폰(불어사용권) 등 양대 언어권역으로 대별되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유일하게 영어와 불어를 함께 공용어로 사용하는 국가이기도 해서 다양성이 존재하기도 하고 주변국과는 달리 그간 내전이 전혀 없어 안정된 사회적 분위기가 장점으로 부각되기도 한다.

아울러 중부아프리카경제통화공동체(CEMAC)에서 가장 많은 인구와 지정학적인 중요성으로 인해 경제중심,물류중심지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다시 말하면 카메룬에서 아프리카의 모든 것을 배울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가 아프리카로 진출하는 길목으로 삼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카메룬 역시 지난 60년대 초반만 해도 자신들보다도 오히려 못살았던 우리나라가 어떻게 전쟁의 폐허 속에서 급속도로 세계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는지 경이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자신들의 모델로 삼고자 하고 있다. 또 많은 지하자원 개발과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를 위해 우리 정부와 기업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이것이 우리 정부가 지난 1998년 환란 당시 폐쇄했던 공관을 2008년 9월 재개설한 이유이기도 하며,이를 계기로 양국간의 협력이 착실히 추진되고 있어 가까운 미래에 카메룬이 아프리카 속의 한국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호성 < 駐카메룬 대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