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주파수 할당 계획에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할당 가격이 시장의 예상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았고, 이후 무선인터넷 활성화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방통위는 지난 3일 전체회의를 열고 800·900MHz및 2.1GHz 대역의 주파수를 나눠주는 내용의 '주파수 할당계획안'을 의결했다.

4일 전문가들은 주파수 할당 가격이 예상했던 수준, 혹은 추정치보다 다소 낮아 통신사들에 긍정적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최남곤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통신사별 초기 출연금(예상 매출액 기준)은 SK텔레콤 1064억원, KT와 LG텔레콤의 경우 각각 2514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며 "주파수 할당 비용이 예상보다 적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3G(3세대) 기존주파수가 부족하거나 LTE(롱텀에볼루션) 용도로 사용하려는 통신사는 주파수를 새로 받아 이용할 수 있게 돼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평가다.

신규 주파수 배정으로 무선인터넷이 더욱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승인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KT와 SK텔레콤이 와이브로(Wibro) 투자를 다소 늘리고 LG텔레콤의 경우 무선인터넷 사용을 더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황금주파수'로 불리는 800·900MHz 저주파 대역의 공정분배가 현실화된다는 점에서 KT와 LG텔레콤에게 긍정적인 이슈다. 기존 800MHz의 경우 그동안 SK텔레콤이 독점했고, 900MHz는 공공용으로 사용됐다. 공정위는 대역에서 각각 20MHz를 회수해 저주파수가 없는 KT와 LG텔레콤에 나눠줄 것으로 보인다.

박종수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KT와 LG텔레콤이 큰 부담없이 신규 투자를 하게 됐고, 장기적으로 SK텔레콤과 대등한 통화품질을 확보하고 글로벌로밍이 가능해진다"고 진단했다.

진창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이번 주파수 할당의 가장 큰 수혜자는 LG텔레콤이며, 할당대가가 시장 예상치에서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주가가 단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전망"이라면서도 "단말기 라인업 열세, LTE 투자로 인한 현금흐름 훼손 등을 고려하면 이를 LG텔레콤 차익 실현의 기회로 이용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33분 현재 KT는 전날보다 1.67% 오른 4만8800원에 거래되고 있고, SK텔레콤(0.28%)도 상승하고 있다. LG텔레콤은 0.82% 내린 8500원을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