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션, 현대차 슈퍼볼 광고로 세계무대 데뷔
국내 광고대행사인 이노션이 전 세계 180여개국 1억명 이상이 시청하는 미국 '슈퍼볼(Super Bowl)'의 TV 광고로 세계 무대에 데뷔한다.

현대자동차 계열 이노션은 미주법인인 이노션월드와이드아메리카가 오는 8일(한국시간) 미국 CBS를 통해 중계되는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슈퍼볼)에 내보낼 현대차의 30초짜리 광고 8편을 제작했다고 3일 밝혔다. 국내 광고회사가 슈퍼볼에 들어갈 광고를 만든 것은 처음이다.

현대차 광고 8편 중 2편은 각각 슈퍼볼 1,2쿼터에 편성됐고,나머지 6편은 경기 시작 전후 이벤트 시간대에 방영된다. 현대차는 2008년부터 한국 기업 최초로 슈퍼볼에 광고하면서 그동안 현지 광고대행사에 제작을 의뢰해 왔다. 1억여명에게 30여개 언어로 생중계되는 슈퍼볼은 30초짜리 광고가 300만달러(약 35억원) 선이며,이노션은 1000만달러 이상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볼은 미국에서 가장 인기 높은 프로 스포츠 이벤트인 만큼 광고하는 기업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매년 슈퍼볼 광고주는 어느 업종이 호황인지 알 수 있는 바로미터로 통한다. 올해 광고를 집행하는 글로벌 기업은 50여곳이다. 이 중 현대차 외에 폭스바겐,아우디,크라이슬러 등의 자동차업체들도 광고를 내놓는다. 하지만 현대차와 더불어 3년 연속 광고주로 참여한 기업은 코카콜라,버드와이저 정도에 불과하다. 기아자동차,게임회사 일렉트로닉아츠(EA),퀄컴의 모바일TV 서비스 등은 처음 슈퍼볼 광고주로 등장한다.

슈퍼볼은 세계적인 광고 대행사들이 자존심을 걸고 경쟁하는 경연장이기도 하다. 박재항 이노션 마케팅본부장은 "이노션이 슈퍼볼용 광고를 제작했다는 것은 국내 광고회사가 그만큼 성장했다는 의미"라며 "향후 세계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쿼터 중반에 편성된 현대차 광고는 은퇴를 번복하고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미네소타 바이킹스의 쿼터백 브렛 파브를 등장시킨 패러디 광고다. 10년 뒤(2020년) 파브가 슈퍼볼 MVP를 수상하지만 또다시 은퇴를 번복하는 상황을 연출해 '10년간 10만마일'을 보장하는 현대차의 변함없는 모습을 코믹하게 비유했다. 1쿼터 초반에 나올 쏘나타 광고는 도장 공정을 담았다.

슈퍼볼에 처음 선보이는 기아차 광고는 미국 업체가 제작했다. 미국의 인기 캐릭터인 '무노'와 친구들이 쏘렌토R를 타고 미국 곳곳을 방문하는 내용이다.

김정은/조귀동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