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일 열린 제4차 개성공단 실무회담에서 개성공단의 북한 근로자 임금이 200달러 이상은 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실무회담에 참석한 북측 대표는 3일 북한의 온라인매체 '우리민족끼리'와의 인터뷰에서 "공업지구 근로자들의 현재 노임 수준은 하루 2.3달러 정도로 사실 한 끼 밥값도 안 되는 보잘것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접촉에서 공업지구 근로자들의 신발과 의류 등을 제외한 생계비가 120달러 이상 필요하다는 것을 감안해 근로자 노임이 적어도 200달러 이상은 돼야 한다는 입장을 또다시 천명했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인터뷰한 북측 대표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북측은 당시 회담에서 현행 57.881달러(사회보험료 제외)인 북한 근로자의 임금 인상 문제를 집중 제기했으나,구체적인 금액은 제시하지 않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회담 때 북측은 임금에 대한 구체적인 액수를 제시하지는 않았다"며 "북한이 언론 매체를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금액을 우회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측이 개성공단 근로자에 대한 '임금 현실화'를 요구하고 나섬에 따라 임금이 어느 선에서 절충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개성공단기업협의회는 정부에 제시할 임금 인상 폭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기업들은 '3통'(통행 · 통관 · 통신)문제와 북측 근로자에 대한 남측 기업들의 인사권 보장 등이 해결되면 100달러 안팎(베트남 수준)의 임금 인상도 고려해 볼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 입주 기업 사장은 "기업들이 채산성 등을 감안해 임금을 100달러 정도로 올릴 수 있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나온다"며 "3통문제와 근로자 인사권 보장 등이 진전되지 않은 상황에서 업체들이 임금 인상폭을 미리 제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업인들은 향후 실무회담에서 정부가 '개성공업지구 법규 수정안'을 북측에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수정안은 지난해 개성공단기업협의회가 자체 작성한 것으로 '북측 노동자를 자유롭게 채용 · 해고하는 데 있어 남측 기업들의 인사권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한편 남북은 8일 개성에서 실무회담을 갖고 개성 ·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협의키로 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