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새 대표회장이 '청바지 선교론' 꺼낸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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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선 목사 "보수 이미지 벗고 균형 유지할 것"
교단 수가 많은 한국 개신교계의 연합기관은 크게 둘로 나뉜다. 각각 보수 및 진보 진영으로 분류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다. 지난 1일 한기총의 새 대표회장에 취임한 이광선 목사(66 · 서울 신일교회)가 '극우''보수' 등의 꼬리표를 단 한기총의 '탈색(脫色)'을 선언했다.
"한기총은 이른바 '수구 꼴통이 아닙니다. 세상에는 변해야 할 것과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는데 성경에 기초한 복음주의라는 신앙의 정체성은 결코 변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국가적 현안이나 사회봉사,문화적 접근 등은 사안에 따라 보수,중도,진보 등 다양한 입장을 취할 수 있습니다. '복음=보수'는 아니니까요. "
이 목사는 취임 하루 만에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교회와 사회 발전을 위해 스스로 더 살펴보고 노력해서 한기총 내부의 의식과 제도를 바꾸겠다"며 "고정된 생각이나 습관 같은 것도 신앙적으로 더 성숙해지도록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가 지금 당장 홍익대 앞에 가서 선교해야 한다면 청바지를 입고 갈 수도 있습니다. 아니,청바지를 찢거나 구멍을 뚫어서 입을 수도 있어요. 문화적 접근은 얼마든지 다양하게 할 수 있으니까요. "
이 목사는 지난해 NCCK가 주도적으로 유치한 2013년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 한국 개최에 대해 한기총 내부에서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왔던 데 대해서도 유연한 자세를 보였다. WCC와 신학적 차이가 다소 있더라도 환경,인권,생명 등 누구도 반대할 수 없는 보편적 가치가 있는 일은 함께 해야 한다는 것.그는 "이웃집에서 잔치를 하면 평소 그 집과 서먹해도 도와주고,또 잔칫집에서는 자기 집만의 잔치가 아니라 마을 잔치로 승화시키는 지혜를 발휘해온 게 우리의 보편적 정서가 아니냐"며 화합을 강조했다.
"개신교가 다른 종단에 비해 규모나 역할이 더 큰데도 영향력이 약한 것은 모두가 흩어져 세력이 집중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교계가 화합해서 국내외에 영향력을 확대해야 해요. 그늘진 곳에는 더 가까이,더 구체적으로 다가서고 세계 교회를 향한 영향력도 키워야 합니다. "
베트남 참전유공자이기도 한 그는 "1948년 국회 개원 때 이윤영 목사님이 말한 '민족이 손을 함께 잡고 노래하는 날'이 빨리 오도록 한국 교회가 빛과 소금이 돼야 한다"며 "극우집회에서 벗어나 남북 평화와 화해를 기원하는 집회를 6 · 25에 즈음해 열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인권 문제 해결과 납북자 송환,창의적 인재 육성을 위한 사학법 폐지 및 사학진흥법 제정 등에도 앞장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약수동 신일교회에서 34년째 담임목사를 맡고 있는 그는 평소 교인들에게 "편식하지 않고 고루 먹어야 건강해지듯이 신앙도 지나친 신비주의나 이성주의는 지양해야 한다"며 "기독교 진리의 역설적 · 신비적 · 이성적인 측면을 고루 균형있게 받아들여야 신앙이 건강해진다"고 역설한다. 지난해부터 기독교 장기 · 재산기증협회 대표회장도 맡고 있는 그는 "해부용으로 시신을 기증했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목사가 교회에 일생을 바치고 나면 낡은 책과 찢어진 가난,병든 몸 등 세 가지가 남는다고 해요. 교회와 사회의 경제사정이 많이 좋아졌지만 그런 기본정신은 지켜야 합니다. 교회와 개인,기업이 더 많은 것을 사회에 환원해야 합니다. "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한기총은 이른바 '수구 꼴통이 아닙니다. 세상에는 변해야 할 것과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는데 성경에 기초한 복음주의라는 신앙의 정체성은 결코 변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국가적 현안이나 사회봉사,문화적 접근 등은 사안에 따라 보수,중도,진보 등 다양한 입장을 취할 수 있습니다. '복음=보수'는 아니니까요. "
이 목사는 취임 하루 만에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교회와 사회 발전을 위해 스스로 더 살펴보고 노력해서 한기총 내부의 의식과 제도를 바꾸겠다"며 "고정된 생각이나 습관 같은 것도 신앙적으로 더 성숙해지도록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가 지금 당장 홍익대 앞에 가서 선교해야 한다면 청바지를 입고 갈 수도 있습니다. 아니,청바지를 찢거나 구멍을 뚫어서 입을 수도 있어요. 문화적 접근은 얼마든지 다양하게 할 수 있으니까요. "
이 목사는 지난해 NCCK가 주도적으로 유치한 2013년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 한국 개최에 대해 한기총 내부에서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왔던 데 대해서도 유연한 자세를 보였다. WCC와 신학적 차이가 다소 있더라도 환경,인권,생명 등 누구도 반대할 수 없는 보편적 가치가 있는 일은 함께 해야 한다는 것.그는 "이웃집에서 잔치를 하면 평소 그 집과 서먹해도 도와주고,또 잔칫집에서는 자기 집만의 잔치가 아니라 마을 잔치로 승화시키는 지혜를 발휘해온 게 우리의 보편적 정서가 아니냐"며 화합을 강조했다.
"개신교가 다른 종단에 비해 규모나 역할이 더 큰데도 영향력이 약한 것은 모두가 흩어져 세력이 집중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교계가 화합해서 국내외에 영향력을 확대해야 해요. 그늘진 곳에는 더 가까이,더 구체적으로 다가서고 세계 교회를 향한 영향력도 키워야 합니다. "
베트남 참전유공자이기도 한 그는 "1948년 국회 개원 때 이윤영 목사님이 말한 '민족이 손을 함께 잡고 노래하는 날'이 빨리 오도록 한국 교회가 빛과 소금이 돼야 한다"며 "극우집회에서 벗어나 남북 평화와 화해를 기원하는 집회를 6 · 25에 즈음해 열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인권 문제 해결과 납북자 송환,창의적 인재 육성을 위한 사학법 폐지 및 사학진흥법 제정 등에도 앞장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약수동 신일교회에서 34년째 담임목사를 맡고 있는 그는 평소 교인들에게 "편식하지 않고 고루 먹어야 건강해지듯이 신앙도 지나친 신비주의나 이성주의는 지양해야 한다"며 "기독교 진리의 역설적 · 신비적 · 이성적인 측면을 고루 균형있게 받아들여야 신앙이 건강해진다"고 역설한다. 지난해부터 기독교 장기 · 재산기증협회 대표회장도 맡고 있는 그는 "해부용으로 시신을 기증했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목사가 교회에 일생을 바치고 나면 낡은 책과 찢어진 가난,병든 몸 등 세 가지가 남는다고 해요. 교회와 사회의 경제사정이 많이 좋아졌지만 그런 기본정신은 지켜야 합니다. 교회와 개인,기업이 더 많은 것을 사회에 환원해야 합니다. "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