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원자재 투자 펀드가 금융 버블 붕괴의 다음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1일 원자재에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와 ETC(원자재상장지수펀드)가 투자자들에게 상환할 충분한 담보를 확보하지 못하거나 상품구조가 복잡해 조작이 이뤄질 수 있다며 위험성을 경고했다.이들 파생상품은 금을 비롯한 금속과 원유를 포함한 에너지,농산물 등 다양한 원자재를 직접 사들이거나 이들 상품의 가격지수를 추종하는 형태로 일반 주식처럼 증시에서 직접 거래된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금 커피 돼지 등에 투자하는 다양한 상품이 나올 정도로 인기다.현재 런던 증시에는 300개 이상의 ETF와 ETC가 등록돼 있다.지난해 전세계 ETF 자산 규모는 1조달러를 넘어섰다.이같은 ETF와 ETC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원자재 시장에 대규모 자금이 흘러들었고 이는 원자재 가격 급등의 한 원인으로 지목됐었다.

최근 금융 전문가들은 영국중앙은행(BOE)에 이들 원자재 펀드에 대한 투명성 조사를 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나섰다.영국의 자산운용사인 베들람애셋매니지먼트의 조나단 콤튼 이사는 “세금 회피를 위해 ETF를 특정 지역에 상장하고 운용사는 다른 나라에 두며 원자재는 제3국에서 보유하는 형태가 적지 않다”며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규제당국의 규제가 느슨해지고 조작이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그는 “펀드가 투자자들의 상환요구에 직면하면 다른 ETF나 ETC에 대한 연쇄 투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로 인해 금 등 원자재에 대한 매도도 몰려 원자재 가격도 폭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