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육박,'대중(對中) 의존도가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이 긴축에 나설 경우 한국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치솟는 중국 의존도

지식경제부가 1일 발표한 '1월 수출입동향'을 보면 지난달 한국의 대중 수출 비중은 29.8%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자동차 부품,액정표시장치(LCD),반도체,가전제품 등 한국의 주력 상품들이 중국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대중국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88.5%나 증가한 결과다.

이 같은 대중 수출 비중은 1월 한 달치 수치라는 점과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2월1~15일)을 앞두고 중국인의 소비가 늘어난 데 따른 일회성 요인을 감안해도 높은 수준이란 게 지경부의 분석이다. 강명수 지경부 수출입과장은 "작년엔 춘절이 끼었던 1월에 대중 수출 비중이 21.1%였고,춘절 한 달 전인 2008년 12월에는 25.3%였다"며 "올해는 유난히 높다"고 말했다.

한국의 대중 수출 비중은 이미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 · 중 수교가 이뤄진 1992년 3.4%에 불과하던 대중 수출 비중은 2000년 10% 선을 돌파하고 2005년에는 20% 선을 뚫은 데 이어 지난해에는 23.8%까지 치솟았다. 중국은 이미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다. 수출뿐만 아니다. 한국의 전체 무역액(수출+수입)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0.5%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반면 미국에 대한 의존도는 10%에 못 미친다.

◆중국이 기침하면

중국 수출이 늘어나는 것을 나쁘게만 볼 이유는 없다. 지금까지는 중국이 한국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국이 지난해 거둔 404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 가운데 중국에서 벌어들인 것만 324억달러에 달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한국이 1997년 외환위기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빨리 벗어난 것은 상당 부분 중국 덕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이 긴축에 나설 때가 문제다. 권혁부 대한상공회의소 금융세제팀장은 "중국이 연착륙에 실패하면 한국이 더블딥(경기가 반짝상승했다가 다시 침체하는 것)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이 통화량을 조이거나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대중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동근 지경부 무역투자실장은 "앞으로 인도 아세안를 비롯해 선진국까지 수출을 다변화하는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