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가 백악관에 반항하는 것일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고액 보너스 규제 방침에도 불구하고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 · 사진)가 1억달러(약 1170억원)의 보너스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다보스포럼에 참석했던 금융사 관계자들을 인용해 블랭크페인 CEO와 몇몇 톱 경영진들이 올해 사상 최대의 보너스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블랭크페인 CEO가 받았던 최대 보너스는 2007년의 6790만달러였다. 지난해 골드만삭스는 2007년보다 많은 18억달러의 순익을 올렸다. 이를 근거로 골드만삭스가 더 많은 보너스를 지급하려 한다는 것이다. 물론 정치적인 논란을 피하기 위해 현금보다는 주식으로 지급하는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3월 말까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위 5명의 연봉 수준을 보고해야 한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정치권과 월가의 거액 보너스를 둘러싼 첨예한 대립의 한가운데 서 있다. 골드만삭스의 한 경쟁사 관계자는 "(만약 블랭크페인이 사상 최대의 보너스를 가져간다면) 오바마 대통령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 런던법인의 경우 영국 정부의 보너스 세금 부과 방침에 따라 최근 파트너급 연봉에 100만파운드(약 18억6000만원) 수준의 상한선을 두기로 결정했다.

한편 골드만삭스 측은 블랭크페인 CEO의 1억달러 보너스 지급과 관련, "터무니없는 내용으로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