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칼럼] '新조선족'을 육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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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베이징에서 중국인 친구와 저녁을 한 적이 있다. 그는 대뜸 한국 기업은 왜 사람을 자주 바꾸냐고 물어왔다. 합작을 추진하던 한국 회사의 실무자가 새로 파견돼 나온 게 마음에 안 들었던 모양이다. 그의 짜증은 단순히 새로운 사람과 익숙해질 때까지의 불편함과 서먹함 때문만은 아닐 게다. 그보다는 중국을 잘 알지 못할 가능성이 큰 사람과 일을 해야 한다는 게 걱정스러운 듯 싶었다.
중국의 시스템은 한국과 많이 다르다.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하고 정보도 공개되지 않는다. 예컨대 아무리 윗사람과 스스럼없이 지낸다 하더라도 아랫사람이 틀어버리면 일은 진척이 안 된다. 정부가 발표하는 실업률은 항상 목표치만 나올 뿐 현재 얼마라는 숫자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정보가 불투명하다. 한국에서 처음 중국에 온 기업인이나,아니면 한국에서 보고만 받는 고위층들이 이해하지 못할 일이 비일비재하다.
뜬금없이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그런 중국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고,우리가 중국과 더불어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주요 2개국(G2)으로 불리며 미국에 맞서 새로운 세계질서를 창출하겠다고 나설 정도인데 중국의 시스템을 알지 못하면 변화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을 것이다.
'신(新)조선족'을 육성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선족으로 불리는 중국 교포들은 한국의 중국 진출에 있어서 적지 않은 공헌을 했다. 진출 초기 언어와 제도의 차이를 빠른 시간 안에 극복할 수 있게 한 해법은 조선족이었다.
중국 교포인 조선족과 달리 신조선족이란 한국 국적으로 중국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중국통'을 말할 수 있겠다. 신조선족은 포스코차이나의 김동진 대표나 CJ중국법인의 박근태 대표처럼 한 · 중 수교 이전부터 중국 관련 비즈니스를 해온 사람부터 주재원으로 파견나왔다가 개인 사업을 하기위해 눌러 앉은 사람들까지 다양하다.
이들의 특징은 언어는 물론이고 중국인의 사고방식과 문화를 체득했다는 데 있다. 반쯤 중국인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중국인 특유의 은유적 화법에 숨겨진 뜻을 파악해낼 수 있고,중국의 시각에서 중국을 바라볼 수 있다. 중국에 대한 편견도 적다. 또 중국 정 · 재계 인사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상당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기도 하다. 의원배지를 달았거나,무슨 무슨 협회장 명함을 들고 일년에 서너 차례 중국을 찾아 악수하는 사진을 찍고는 중국통이라고 떠드는 이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신조선족들이 길러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삼성 LG SK 등이 중국법인에 중국에 유학한 한국 학생들을 적극 채용하기 시작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임기 3~4년의 주재원이 파견나와 교대로 근무하는 게 한국 직원의 전부였다. 이들은 중국에 적응할 만하면 떠나야 하는 운명이었다. 이래가지곤 경쟁력이 생길 수가 없었다.
류우익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중대사로 부임한 지 한 달이 됐다. 중국과의 관계를 질적으로 향상시키려면 힘있는 대사를 보내는 것만으로는 모자란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베이징을 방문했을 당시 "국가차원에서 중국을 연구하는 기관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던 것을 기억한다. 아직 그런 기관이 설립됐다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다. 신조선족을 적극 육성하고 이들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라도 찾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
중국의 시스템은 한국과 많이 다르다.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하고 정보도 공개되지 않는다. 예컨대 아무리 윗사람과 스스럼없이 지낸다 하더라도 아랫사람이 틀어버리면 일은 진척이 안 된다. 정부가 발표하는 실업률은 항상 목표치만 나올 뿐 현재 얼마라는 숫자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정보가 불투명하다. 한국에서 처음 중국에 온 기업인이나,아니면 한국에서 보고만 받는 고위층들이 이해하지 못할 일이 비일비재하다.
뜬금없이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그런 중국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고,우리가 중국과 더불어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주요 2개국(G2)으로 불리며 미국에 맞서 새로운 세계질서를 창출하겠다고 나설 정도인데 중국의 시스템을 알지 못하면 변화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을 것이다.
'신(新)조선족'을 육성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선족으로 불리는 중국 교포들은 한국의 중국 진출에 있어서 적지 않은 공헌을 했다. 진출 초기 언어와 제도의 차이를 빠른 시간 안에 극복할 수 있게 한 해법은 조선족이었다.
중국 교포인 조선족과 달리 신조선족이란 한국 국적으로 중국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중국통'을 말할 수 있겠다. 신조선족은 포스코차이나의 김동진 대표나 CJ중국법인의 박근태 대표처럼 한 · 중 수교 이전부터 중국 관련 비즈니스를 해온 사람부터 주재원으로 파견나왔다가 개인 사업을 하기위해 눌러 앉은 사람들까지 다양하다.
이들의 특징은 언어는 물론이고 중국인의 사고방식과 문화를 체득했다는 데 있다. 반쯤 중국인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중국인 특유의 은유적 화법에 숨겨진 뜻을 파악해낼 수 있고,중국의 시각에서 중국을 바라볼 수 있다. 중국에 대한 편견도 적다. 또 중국 정 · 재계 인사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상당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기도 하다. 의원배지를 달았거나,무슨 무슨 협회장 명함을 들고 일년에 서너 차례 중국을 찾아 악수하는 사진을 찍고는 중국통이라고 떠드는 이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신조선족들이 길러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삼성 LG SK 등이 중국법인에 중국에 유학한 한국 학생들을 적극 채용하기 시작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임기 3~4년의 주재원이 파견나와 교대로 근무하는 게 한국 직원의 전부였다. 이들은 중국에 적응할 만하면 떠나야 하는 운명이었다. 이래가지곤 경쟁력이 생길 수가 없었다.
류우익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중대사로 부임한 지 한 달이 됐다. 중국과의 관계를 질적으로 향상시키려면 힘있는 대사를 보내는 것만으로는 모자란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베이징을 방문했을 당시 "국가차원에서 중국을 연구하는 기관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던 것을 기억한다. 아직 그런 기관이 설립됐다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다. 신조선족을 적극 육성하고 이들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라도 찾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