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현금성자산이 작년에 크게 늘어나 사상 최대 수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인해 보수적인 경영을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많은 현금을 갖고 있는 점이 경기 회복 시 대규모 투자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09년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 포스코 등 15개 상장 대기업들이 작년 말 기준으로 보유한 현금성자산 규모는 42조823억원으로 1년 전(28조6807억원)보다 46.7%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금성자산은 현금과 단기금융상품(단기자금 운용을 목적으로 소유하거나 만기가 1년 이내에 도래하는 금융상품)을 더해 산출한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의 현금성자산이 12조4000억원으로 1년 전(6조6000억원)보다 87.8% 늘어나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이 회사의 현금성자산은 사상 최대 호황으로 7조원대를 기록한 2003~2004년보다도 훨씬 많은 것이다. 또 작년 말 현대차의 현금성자산은 7조3610억원으로 한 해 전의 5조130억원에 비해 46.8% 증가했고 포스코도 6조7540억원으로 1년 전의 3조7720억원보다 79.0% 늘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