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통화 긴축 움직임 여파가 한국 등 외자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을 인상하고 신규 대출을 억제함에 따라 중국 은행들이 우선적으로 외자기업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을 중단,현지 한국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의 우량 대기업인 A사는 최근 공상은행으로부터 차입금 1억위안(약 170억원)에 대한 만기 연장 중단을 통보받았다. A사는 당장 다음 달 다른 중국계 은행들에서 빌린 1억위안을 비롯,올해 대출 7억위안의 만기가 도래하지만 은행권 사정이 좋지 못해 비상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초우량 기업인 우리마저 만기 연장이 안 되는데 다른 외자기업들은 어떨지 뻔하다"면서 "중국 은행들이 자금이 부족하자 외국계 대출을 먼저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B사는 그동안 교통은행으로부터 10% 할인 우대금리를 적용받았으나 이달부터 기준금리 5.31%에 가산금리를 적용받게 돼 비용 부담이 커졌다. C사는 차입금 규모가 크지 않고 만기 연장 시기도 오는 4월이어서 여유가 있지만 신규 사업 자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이 지준율 추가 인상과 함께 조만간 금리를 올릴 것이란 관측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인민은행이 2~3월께 한국 등 외국계 은행에 대해서도 창구 지도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돈줄'이 더 말라붙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국 등 외국계 은행들은 대출금의 30~40%가량을 중국 은행들로부터 조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