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코리아 점령'…청와대·국회까지 진출
스마트폰 열풍이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다. 기업 금융회사 대학뿐만 아니라 청와대와 국회로까지 진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청와대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로 전 직원들에게 스마트폰을 나눠주기로 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 소속 국회의원,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등 입법과 정책을 집행하는 고위 인사들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정치권도 스마트폰 바람

청와대 관계자는 27일 "보다 창의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급변하는 IT(정보기술)문화를 직접 체험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스마트폰 도입을 결정했다"며 "삼성의 옴니아2가 유력 후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 지급 대상은 행정관 이상의 모든 직원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스마트폰을 써봐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 수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최근 자신을 포함한 상임위원 5명에게 옴니아2와 아이폰을 나눠준 데 이어 방송통신 관련 입법을 담당하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28명의 의원들에게도 스마트폰을 주기로 했다. 이들 의원은 애플 아이폰과 삼성 옴니아2 중 1개 기종을 선택할 것으로 전해졌다.

개별적으로 이미 스마트폰을 쓰고 있는 국회의원도 많다. 민주당 홍영표 의원,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 등은 아이폰을 구매했고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은 옴니아2를 사용하고 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블랙베리와 아이폰을 동시에 갖고 다니면서 당직자들에게는 아이폰을 나눠줬다. 정치권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있으면 정치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인 트위터 등을 통해 국민의 소리를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다"며 "스마트폰이 국민들과의 강력한 소통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확산되는 모바일 오피스

스마트폰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업무를 처리하는 모바일 오피스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포스코는 내달 초까지 팀장 이상과 이동근무자를 대상으로 스마트폰 1000여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4월부터는 스마트폰으로 창의성,리더십 등을 주제로 만든 동영상을 보며 진행하는 사내 교육도 시작할 예정이다.

코오롱은 다음달 초 전직원 8000여명에게 스마트폰을 나눠줄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자결재와 영상회의를 진행하고 자료 송수신까지 지원하는 서비스를 도입한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최근 지하철 5~9호선 근무직원 6500명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했다. 승강장,스크린 도어 등 고장난 설비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해서 전송하면 기술관리소가 고장원인을 신속히 파악해 대응하기 위해서다. 현대하이스코,씨티은행,LIG넥스원,대한항공,한영회계법인 등도 스마트폰을 업무에 활용하기로 했다.

◆교육 · 금융도 한 단계 진화

울산과학기술대는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올 신학기부터 아이팟 · 아이폰을 이용한 교육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학생들은 무선 인터넷으로 강의 자료를 사전에 내려받아 예습을 하고,수업 후에 부과된 과제물도 제출할 수 있게 된다.

미국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교육을 받는 '유비쿼터스(u) 러닝' 서비스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애플의 대학 강의 서비스인 '아이튠즈U'에는 듀크 MIT 스탠퍼드 예일 UC버클리 등 미국 250여 대학이 25만여개의 강의 콘텐츠를 올려놓았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이런 강의 동영상을 한국에서도 볼 수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청담러닝과 공동으로 이동 중에는 휴대폰으로,집이나 학교에서는 PC로 학습하는 스마트 러닝 서비스를 내놓았다. '이동'을 뜻하는 영어 접두사(tran-)와 '학생(student)'을 합성어해 '움직이며 학습하는 학생'이라는 트랜던트(trandent)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보안 문제로 서비스 도입을 주저했던 금융업체들도 모바일 뱅킹이나 증권 서비스를 내놓기 시작했다. 하나은행이 아이폰 뱅킹 서비스를 시작했고 SK증권은 아이폰을 이용해 주식 매매를 하는 '아이폰 증권서비스'를,KB투자증권은 아이폰에서 실시간으로 주가를 조회할 수 있는 'KB 아이플러스타'를 각각 출시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