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CEO] 튀는 아이디어, 창의적 아이템…창조적 혁신으로 고객과 '通'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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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을 위한 혁신'이 21세기 기업 생존전략
< 이 기사는 BizⓝCEO 기획특별판 입니다 >
새해 기업들의 경영 전략 발표에서 빠지지 않는 말이 있다. 바로 '혁신' 하겠다는 다짐이다. 민간,공공부문 할 것 없이 변화와 혁신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 됐다. 모두가 사활을 걸고 추구하는 '혁신'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Innovation · 혁신)'의 저자인 SRI 인터내셔널 커티스 칼슨 회장은 "혁신은 조직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고객을 위한 것"이라고 정의한다. 즉 '혁신의 목표는 경영 효율성 확보가 아닌 고객 가치 창출이며 혁신의 성과는 기업이 아닌 고객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늘 '세상을 놀라게 할 신제품,신사업'을 외친다. 그러나 아무리 혁신적인 제품도 범용화되면 '그저 그런 익숙한 제품'이 된다. 결국에는 매출이 정체되고 이익이 떨어지는 순간을 맞게 된다.
세계 최대 실리콘 생산 기업인 '다우코닝'(DowCorning)도 1990년대 그 같은 위기에 봉착했다. 실리콘은 생활 주변의 자동차 · 반도체 · 화장품 · 의료 · 화학 · 식품 등 다양한 산업에 고루 쓰이며 '현대 산업의 조미료'라고 불린 혁신 제품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실리콘 산업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일부 상품이 흔해지면서 값싼 경쟁 제품이 늘었다. 중국 기업들이 유사 제품을 20%나 저렴하게 내놓은 것이다. 다우코닝은 저가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에 밀릴 수밖에 없었고 당연히 수익성이 정체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2001년 매출 24억달러를 올린 후 수년간 성장이 멈췄고 이윤도 기대치보다 낮았다. 다우코닝 경영진들은 파괴적 혁신을 기반으로 시장 변화에 맞춰 새롭게 고객의 니즈를 읽기 시작했다. 글로벌 고객들을 대상으로 '고객의 소리'라는 광범위한 리서치 작업을 했다.
다우코닝은 이 작업에서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존의 프리미엄 시장 외에 단순한 제품 공급만을 원하는 명확한 고객의 니즈가 따로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믿을 만한 품질의 실리콘을 많은 분량으로 다른 부가서비스 없이,안정적으로 공급받기만 해도 만족하는 틈새고객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저가 틈새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수익을 유지하고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새로운 유통 거래 방식이 필요했다. 이 회사는 △핵심 제품을 △가장 경쟁력 있는 가격에 △웹 기반으로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2002년 3월 가격은 낮추고 서비스는 단순화한 새 브랜드 '자이아미터'(Xiameter)를 출시한다. 저비용 실속추구 고객을 위한 자이아미터는 기존 다우코닝에서 당연시되던 주문조정,특별주문,기술 지원 같은 부가서비스를 고객이 원할 경우에 한해서만 추가 비용으로 제공했다. 마치 대형마트에서 번들제품을 싼 가격에 사들이 듯이 인터넷상에서 전 세계 고객들이 간편하게 실속 구매를 하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다우코닝은 똑같은 품질의 실리콘을 20% 낮은 가격에 제공할 수 있었고,자이아미터를 도입한 지 1년 만에 출하량이 40% 늘어났다. 도입 첫해에 자이아미터는 물류비를 60%가량 줄여줬고,약 85%의 재고 감소를 가져왔다. 이제 다우코닝은 가격을 가지고 불평하는 고객들은 자이아미터로,그리고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에게는 기존의 다우코닝이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면서 이익을 900%나 증가시켰다.
다우코닝은 '창조적 혁신'을 통해 고객을 세분화하고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연결시켜 새로운 성장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고도 성장기에 일본 기업들이 앞서가고 있던 많은 미국 기업들을 추월한 것도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창조적 혁신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도요타와 소니는 소형차와 트랜지스터라디오처럼 아주 단순하고도 값싼 솔루션을 가지고 시장의 맨 밑바닥에서 시작해서 한 발자국씩 고가 시장을 점령해 나갔다. 1990년대가 되자 많은 일본기업들이 시장의 정점에 올라가 각 분야에서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냈다.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일은 이렇듯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기업에도 큰 이익을 안겨줄 수 있다. 고객에게 선택권을 제공하고 고객의 성공을 위해 끊임없이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고객의 니즈에 따라 조직의 재원과 타깃을 조정하는 것이 바로 혁신의 출발점이다.
신재섭 기자 shin@hankyung.com
새해 기업들의 경영 전략 발표에서 빠지지 않는 말이 있다. 바로 '혁신' 하겠다는 다짐이다. 민간,공공부문 할 것 없이 변화와 혁신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 됐다. 모두가 사활을 걸고 추구하는 '혁신'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Innovation · 혁신)'의 저자인 SRI 인터내셔널 커티스 칼슨 회장은 "혁신은 조직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고객을 위한 것"이라고 정의한다. 즉 '혁신의 목표는 경영 효율성 확보가 아닌 고객 가치 창출이며 혁신의 성과는 기업이 아닌 고객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늘 '세상을 놀라게 할 신제품,신사업'을 외친다. 그러나 아무리 혁신적인 제품도 범용화되면 '그저 그런 익숙한 제품'이 된다. 결국에는 매출이 정체되고 이익이 떨어지는 순간을 맞게 된다.
세계 최대 실리콘 생산 기업인 '다우코닝'(DowCorning)도 1990년대 그 같은 위기에 봉착했다. 실리콘은 생활 주변의 자동차 · 반도체 · 화장품 · 의료 · 화학 · 식품 등 다양한 산업에 고루 쓰이며 '현대 산업의 조미료'라고 불린 혁신 제품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실리콘 산업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일부 상품이 흔해지면서 값싼 경쟁 제품이 늘었다. 중국 기업들이 유사 제품을 20%나 저렴하게 내놓은 것이다. 다우코닝은 저가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에 밀릴 수밖에 없었고 당연히 수익성이 정체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2001년 매출 24억달러를 올린 후 수년간 성장이 멈췄고 이윤도 기대치보다 낮았다. 다우코닝 경영진들은 파괴적 혁신을 기반으로 시장 변화에 맞춰 새롭게 고객의 니즈를 읽기 시작했다. 글로벌 고객들을 대상으로 '고객의 소리'라는 광범위한 리서치 작업을 했다.
다우코닝은 이 작업에서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존의 프리미엄 시장 외에 단순한 제품 공급만을 원하는 명확한 고객의 니즈가 따로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믿을 만한 품질의 실리콘을 많은 분량으로 다른 부가서비스 없이,안정적으로 공급받기만 해도 만족하는 틈새고객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저가 틈새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수익을 유지하고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새로운 유통 거래 방식이 필요했다. 이 회사는 △핵심 제품을 △가장 경쟁력 있는 가격에 △웹 기반으로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2002년 3월 가격은 낮추고 서비스는 단순화한 새 브랜드 '자이아미터'(Xiameter)를 출시한다. 저비용 실속추구 고객을 위한 자이아미터는 기존 다우코닝에서 당연시되던 주문조정,특별주문,기술 지원 같은 부가서비스를 고객이 원할 경우에 한해서만 추가 비용으로 제공했다. 마치 대형마트에서 번들제품을 싼 가격에 사들이 듯이 인터넷상에서 전 세계 고객들이 간편하게 실속 구매를 하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다우코닝은 똑같은 품질의 실리콘을 20% 낮은 가격에 제공할 수 있었고,자이아미터를 도입한 지 1년 만에 출하량이 40% 늘어났다. 도입 첫해에 자이아미터는 물류비를 60%가량 줄여줬고,약 85%의 재고 감소를 가져왔다. 이제 다우코닝은 가격을 가지고 불평하는 고객들은 자이아미터로,그리고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에게는 기존의 다우코닝이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면서 이익을 900%나 증가시켰다.
다우코닝은 '창조적 혁신'을 통해 고객을 세분화하고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연결시켜 새로운 성장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고도 성장기에 일본 기업들이 앞서가고 있던 많은 미국 기업들을 추월한 것도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창조적 혁신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도요타와 소니는 소형차와 트랜지스터라디오처럼 아주 단순하고도 값싼 솔루션을 가지고 시장의 맨 밑바닥에서 시작해서 한 발자국씩 고가 시장을 점령해 나갔다. 1990년대가 되자 많은 일본기업들이 시장의 정점에 올라가 각 분야에서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냈다.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일은 이렇듯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기업에도 큰 이익을 안겨줄 수 있다. 고객에게 선택권을 제공하고 고객의 성공을 위해 끊임없이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고객의 니즈에 따라 조직의 재원과 타깃을 조정하는 것이 바로 혁신의 출발점이다.
신재섭 기자 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