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마트 간 '삼겹살 가격인하 전쟁'이 점입가경인 가운데 2위 업체인 홈플러스가 삼겹살 값을 종전대로 환원해 주목된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삼겹살 값을 100g당 710~720원까지 낮춘 반면 홈플러스는 이보다 2배 이상 높게 올리며 출혈경쟁에서 발을 뺀 것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20일 삼겹살 100g을 880원까지 낮췄다가 경쟁 마트들이 추가로 가격을 낮추자 21일부터 종전 수준인 1580원으로 환원했다. 홈플러스 측은 "삼겹살 값이 계속 내려가면서 잦은 품절사태로 소비자 불편이 가중돼 정상가격으로 되돌렸다"며 "대신 다른 신선식품과 가공식품,공산품 가격을 내려 대응키로 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이마트의 인하 품목인 돼지 목심,바나나,자반고등어 등의 가격도 종전 수준으로 되돌렸다. 하지만 이마트의 인하품목이 아닌 딸기(1㎏ · 7800원),오렌지(1개 · 880원),고구마(1.2㎏ · 2500원),양배추(1통 · 900원) 등은 종전 가격보다 40% 인하했다.

이는 삼겹살 같은 신선식품의 경우 공산품과 달리 산지가격과 공급량에 따라 가격이 수시로 변동해 인하된 가격을 오래 끌고 가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삼겹살을 납품가보다 싸게 팔면서 수요가 늘어 공급 부족,품절 사태로 소비자 불만이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대형 마트들의 '삼겹살 전쟁'이 오래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여전히 자존심을 건 '10원 전쟁'을 거듭하고 있다. 대형 마트 3사가 밀집한 서울 영등포에서 이마트가 23일 오전 삼겹살 100g을 730원에 내놓자 인근 롯데마트가 720원으로 낮췄고,오후에 이마트가 다시 720원으로 내리자 롯데마트는 즉각 710원으로 낮춰 대응했다. 반면 바로 옆 홈플러스 영등포점은 1580원을 받고 서울시내 정육점들은 1800~2000원을 받아 최고 3배나 차이가 났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