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대란…동남아선 "돈 주고도 못 산다"
국제 설탕 가격의 고공행진이 2010년 들어서도 멈추지 않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2일 공급 부족으로 주요 수입국들의 설탕 재고가 급감하면서 글로벌 설탕 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21일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LIFFE)에서 백설탕 3월물은 9달러(1.2%) 오른 t당 759달러로 마감하며 3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로써 설탕 가격은 지난해 초부터 지금까지 약 150% 급등했다. 뉴욕의 국제거래소(ICE)에서 원당 3월물도 0.15센트(0.5%) 오른 파운드(453.6g)당 29.26센트에 거래를 마쳤다. 29년 만의 최고치다. 장중 29.82달러를 찍으며 30달러 선을 위협했다.

동남아시아 중동 서아프리카 등 주요 수입국들의 설탕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소식이 설탕 가격을 끌어올렸다. 이날 인도네시아는 설탕 입찰에서 단 1파운드도 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도상국에선 설탕이 주요 칼로리 공급원 중 하나여서 설탕 가격 급등은 정치적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스위스의 컨설팅사인 킹스먼의 조너선 킹스먼 컨설턴트는 "일부 수입국에서는 국내 백설탕 가격이 t당 1000달러까지 치솟는 등 공급부족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은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제 아래 합법적으로 설탕 수출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EU는 2004년 브라질 호주 등 주요 수출국들과 합의 이후 설탕 수출을 한 해 137만t으로 제한하고 있다. 현재 유럽은 60만~80만t의 수출을 추가로 수출할 여력이 있는 상태다.

세계 설탕 시장은 1,2위 생산국인 브라질과 인도에서 생산이 급감하면서 대규모 공급 부족 사태를 빚어왔다.

세계 설탕 수출의 60%를 차지하는 브라질은 엘니뇨로 비가 자주 오면서 사탕수수 수확에 차질이 생겼고 최대 수입국이기도 한 인도에서는 비가 와야 할 몬순에 가뭄이 들이닥치면서 설탕 생산이 평년보다 40% 줄어들었다. 멕시코 중국 러시아 등도 설탕 생산이 예상 밖으로 줄어들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