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미국발 삭풍에 휘청였다.

22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37.66포인트(2.19%) 떨어진 1684.35로 마감했다.

전날 지난해 최고점을 돌파하며 강한 모습을 보여준 코스피 지수는 이날은 1700선 밑에서 출발하며 이틀치 조정을 한꺼번에 받는 모습이었다.

장중 3% 이상 급락하며 1670선이 붕괴되기도 했지만 장 후반에 소폭 만회하며 2%대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미국 금융기관 규제안에 전날 미국 증시가 2%대 급락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상업은행들의 투자행위를 규제하고, 상업은행의 헤지펀드와 사모펀드 투자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증시에 대한 투자 위축 우려에 외국인들이 코스피 현·선물시장에서 대량 매물을 쏟아냈다.

장중 내내 '팔자'를 외치면서 코스피 시장에서 4250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지수선물 시장에서도 2만계약 넘는 매물을 쏟아내면서 현·선물 가격차이인 베이시스를 악화시켰다.

장 초반 순매수를 나타내던 프로그램도 외국인의 선물 매도에 따른 선물가격 하락으로 매도세로 돌아섰다. 차익거래로 4587억원, 비차익거래로 2536억원이 출회되며 전체 프로그램은 7123억원 매도우위였다. 순매도 규모는 지난해 8월 이후 최대치다.

프로그램 영향으로 기관은 2821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만이 매물을 받아내며 7507억원을 순매수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2일 "금융위기 때 경험에 비춰, 미국 정부의 상업은행 금융규제에 따라 헤지펀드가 한국 증시에서 대량 매물을 내놓을 수 있다는 우려가 이날 주가를 떨어뜨렸다"고 풀이했다.

원·달러 환율이 1150원대까지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기전자업종이 외국인 매도세에 하락했다. 삼성전자가 2.94%, LG전자가 3.10% 떨어졌다. 하지만 하이닉스는 호실적에 힘입어 장중 반등해 0.58% 올랐다.

미국발 한파에 증권(-3.38%), 은행(-3.37%) 등 금융주들의 낙폭도 컸다. 미래에셋증권이 5.57%, 우리투자증권이 4.45% 급락했고, 하나금융이 5.08%, 신한지주우리금융이 각각 4.81% 굴러떨어졌다.

반면 조정장에서 경기방어적인 성격이 부각되며 음식료주는 선방했다. 오리온이 2.63%, 매일유업이 2.01%, 농심이 1.52% 올랐다.

OCI도 저가매수세와 태양광발전 기대감에 힘입어 2.28% 상승했다.

이날 상승한 종목은 184개에 불과했고, 639개 종목은 떨어졌다. 47개 종목은 보합이었다.

코스피 시장 거래량은 6억505만주, 거래대금은 6조5101억원이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