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중국에서 영화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보호주의가 또다시 등장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 보도했다.

월지는 올해 중국이 한국을 제치고 아시아 2위 영화시장으로 부상하고 5년내 일본까지 제칠 것으로 전망했다.지난해 중국 영화시장은 전년보다 42% 성장한 9억1100만달러에 달했다.이 가운데 절반 이상을 중국산 영화가 차지했다.

지난 20일 저녁 베이징 유타운쇼핑센터에 있는 6개 상영관을 갖춘 영화관의 1200석이 꽉 찼다.홍콩과 중국 영화를 보러온 관객들이다.월지는 중국 정부 당국이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아바타의 상영을 대폭 축소하는 등 보호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시장에서 아바타를 배급하고 있는 차이나스텔라필름은 국영 영화배급업체인 차이나필름그룹으로부터 아바타 평면판(2D) 영화 상영을 중단하라는 긴급 통지를 받았다.이에 따라 4500개 영화관에 내걸렸던 2D판은 내리게 됐다.약 800개 영화관에 올려진 3D 및 아이맥스 영화는 계속 상영된다.이로써 지난 4일 중국에서 개봉된 아바타는 상영관수가 85% 줄어들었다.아바타의 상영 축소 결정은 영화가 자국의 부동산 개발 및 철거 상황을 연상시킨다는 정치적 이유외에도 곧 개봉될 중국 영화 ‘공자’의 상영관 확보 등 자국 영화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현재 외국 영화 20편까지만 수입하도록 허용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월지는 전했다.세계무역기구(WTO)가 최근 외국 영화를 국영 독점기업을 통해서만 배급하도록 한 규제를 시정토록 판결을 내렸지만 큰 변화는 기대되지 않고 있다고 월지는 지적했다.중국의 영화산업 보호는 서방식 가치관이 밀려들 경우 사회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