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아시아 부동산 시장에 대한 버블 경고음이 잇따라 울리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18일 싱가포르 홍콩 중국의 부동산 시장에 형성되는 거품 조짐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싱가포르는 지난해 역대 가장 많은 1만4991채의 주택이 팔렸으며,홍콩 부동산 가격은 거의 12년만의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중국 70개 대도시의 부동산가격은 지난해 12월 전년 동기대비 7.8% 올라 18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중위앤증권의 리쥔 스트래티지스트는 “중국의 경우 지난해 은행 대출이 급증하면서 자산버블 형성이 불가피했다”며 “부동산 시장에 주식시장보다 더 큰 버블이 끼어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최근 ‘아시아 경제상황 모니터’ 보고서를 통해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3(한국·중국·일본)’의 통화팽창 정책이 부동산 관련 대출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ADB는 싱가포르의 지난해 부동산 관련 대출이 전체 대출의 49.3%를 차지하면서 48%대 초반이었던 전년 비율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대만과 말레이시아도 지난해 부동산 관련 대출 비율이 2008년보다 높아지면서 각각 40.9%, 37.5%에 달했다.같은기간 홍콩의 부동산 대출 비율이 20.2%로 그 다음으로 컸으며,중국 16.5%,인도네시아 15.0%, 필리핀 14.1%의 순이었다.중국 상하이의 경우 지난해 부동산 담보대출이 995억8000만위안(약 16조9286억원)으로 전년(58억위안) 대비 무려 17배 이상 늘었다고 상하이데일리가 이날 보도했다.

세계경제포럼(WEF)도 최근 ‘글로벌리스크 2010’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가 과도한 대출로 자산버블과 인플레 압력이 형성되면서 과열되고 있다며 이는 급격한 조정 리스크를 동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상하이와 베이징 같은 대도시의 주택가격이 지난해에만 60% 오른 것을 과열 사례로 들었다.

중국의 원로 경제학자 마오위시 톈저경제연구소 이사장도 중국 부동산 버블이 향후 2∼3년간 해소되는 연착륙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이럴 가능성은 낮고 붕괴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중국의 경우 부동산버블 붕괴를 막기 위한 투기 억제책이 잇따르고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