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체들의 '카레전쟁'이 불붙고 있다. 기존 카레시장의 최강자였던 오뚜기의 독주에 CJ제일제당이 제동을 걸고 나선 이후 지난해 11월 대상 청정원까지 뛰어들면서 국내 카레시장이 오뚜기,CJ제일제당,대상의 3파전으로 치닫고 있다.

국내 카레시장 규모는 1000억원 규모로 크게 분말과 레토르트(액상) 시장으로 나뉜다. 분말 카레시장은 가정용과 업소용을 합쳐 총 700억원이고,레토르트 시장은 300억원 규모다.

1위 업체는 오뚜기다. 오뚜기는 1969년 기업 설립과 함께 카레제품을 내놓아 '카레=오뚜기'라는 높은 인지도와 40년간 다져온 카레시장 장악력을 무기로 갖고 있다. 때문에 롯데삼강과 대상 등이 카레제품을 내놨다가 쓴맛을 보고 사업을 접었을 정도로 '난공불락의 요새'로 여겨졌다.

이후 CJ제일제당이 2008년 5월 인도 정통 카레의 맛을 구현했다며 출시한 '인델리' 브랜드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CJ제일제당은 오뚜기 카레가 메뉴 구별 없이 '매운 맛''순한 맛' 등 매운 정도에 따라 구성된 점에 착안,다양한 맛으로 골라먹는 재미를 더한 '인델리 커리'를 출시했다. 이열근 CJ제일제당 부장은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인도식 레스토랑에서 다양한 카레 메뉴를 맛본 소비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점을 적극 공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델리는 오뚜기의 '노란색 카레'에 익숙해져 있던 소비자들에게 '빨간색 카레 마케팅'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빈달루(매운 맛),마크니(달콤한 맛),파니르(고소한 맛),데미(부드러운 맛) 등 분말형 5종,액상형 7종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제품군을 구성했다.

이 같은 효과에 힘입어 후발 주자들에게 '마(魔)의 점유율'로 여겨지는 30%의 시장점유율을 넘기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AC닐슨이 조사한 액상카레 점유율 기준 작년 9월 33.1%). CJ제일제당은 앞으로도 다양한 신제품을 추가로 출시해 올해 카레부문 매출액 300억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뚜기와 CJ제일제당에 이어 지난해 11월 대상도 국내산 쌀로 만든 웰빙카레 '청정원 카레여왕'을 출시하고 카레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출시 한 달 만에 시장점유율 4.3%(링크아즈텍 기준)를 차지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상은 신제품 '카레여왕'을 내놓으면서 이 제품이 오븐에 구운 소고기뼈에 볶은 야채와 마늘,양파,허브 등을 넣고 우려낸 정통 프랑스식 갈색육수 '퐁드보'와 우리쌀을 원료로 만든 고급 카레라고 강조했다. 카레 시장의 전통 강자인 오뚜기와 인도식 정통 카레를 표방하며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CJ제일제당과 진검승부를 벌이겠다는 것이다.

이에 긴장한 오뚜기도 최근 건강에 초점을 맞춘 고급 카레 '백세카레'를 내세우며 배우 김희애를 기용한 TV광고를 내보내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