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이마트가 12개 생필품 가격을 전격 인하하면서 촉발된 대형마트 간 '가격전쟁'이 확전일로다. 이마트가 15일 10개 품목에 대해 2차 인하에 나서자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즉시 대응에 나섰고,1차 인하 품목에 대한 '더 낮추기'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가격 인하에 따른 손익과 효과를 따지기보다 "단돈 10원이라도 더 낮추고 보자"는 전략을 펴고 있다. 롯데마트가 대표적이다. 이마트가 이날 고구마,국산오징어,삼보 미니노트북 등 10개 품목의 가격을 3~20% 인하하자 롯데마트는 즉각 해당 품목의 가격을 이마트보다 더 싸게 내렸다.

롯데마트는 특히 '켈로그 콘푸로스트'(600g · 3670원),'롯데ABC초콜릿 5000'(231g · 3380원) 등을 이마트보다 10원 더 싸게 판매한다. 또 이마트의 단기 행사상품(14~20일)인 미국산 쇠고기의 100g당 가격도 10원 낮게 매겼다. 롯데마트는 '이마트가 신문에 광고한 가격 인하 품목에 대해 단돈 10원이라도 더 싸게 판매한다'는 공언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이마트도 마찬가지다. 홈플러스가 지난 14일 이마트의 1차 인하품목인 삼겹살(100g)을 880원에 내놓자 같은 상권에서 홈플러스와 경쟁하는 이마트,롯데마트들은 가격을 이보다 더 낮췄다. 인근에 경쟁 대형마트가 없는 이마트 미아점은 삼겹살(100g)을 공시한 가격인 980원에 팔고 있지만 홈플러스 영등포점과 경합하는 이마트 영등포점은 이날 870원으로 10원 더 싸게 내놓았다. 그러자 롯데마트 영등포점도 즉각 860원으로 내렸다.

업계에선 대형마트 간 가격 공방이 설 연휴(2월13~15일)까진 치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들이 최대 대목인 설 시즌까진 손해가 크더라도 소비자들에게 '가격에서 밀린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 할 것"이라며 "이마트도 신선식품의 인하 가격을 한 달 이상 끌고가기 힘들어 설 이후엔 가격 전쟁이 다소 주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