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 해외로 간다] (1) 홍콩·베트남에 '亞 금융수출' 거점 만들기 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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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시아시장이 1차 타깃
삼성·대우證, 中 진출 교두보 홍콩법인 대폭 확충
우리투자·한국證, 베트남·印尼증권사 잇따라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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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증권사들이 해외 IB(투자은행)시장으로 나가고 있다. 글로벌시장이 금융위기에서 벗어나면서 투자 적기를 맞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증권사들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아시아시장을 잡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향후 경제성장 속도가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과 남미같은 다른 이머징시장에 비해 친숙하고 어느 정도 아는 시장이어서 아직 예전의 체력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글로벌 업체들과 충분히 겨뤄볼 만하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
◆홍콩은 아시아 헤드쿼터
실제 아시아에 거점을 구축해 시장을 선점하려는 대형 증권사들의 행보는 부쩍 빨라졌다. 특히 많은 증권사들은 홍콩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싱가포르와 함께 아시아 금융허브인 데다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핵심 거점이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홍콩과 중국이 아시아시장의 절반 이상이라는 점을 중시해 홍콩법인을 통한 IB사업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말 홍콩 증시에서 처음으로 단독 주관사를 맡아 기업공개(IPO)를 성공시키는 등 서서히 성과도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은 막대한 외부 차입금을 끌어들인 증권 매매와 자기자본투자(PI) 등으로 수익을 내는 기존 IB모델을 버리고 리테일(소매) 고객 기반을 탄탄히 쌓아 적절한 리스크의 금융 상품을 다루는 '한국형 IB모델'로 조기에 뿌리를 내리겠다는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 증권사 박준현 사장은 "중국은 1개 성(省)만 해도 한국보다 규모가 더 큰 미래 전략시장"이라며 "본격적인 자산관리 사업에 앞서 중국 업체와 합작 IB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도 홍콩법인의 IPO 주관 및 기업 인수합병(M&A) 자문 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주식부문이 강한 만큼 채권부문이 탄탄한 산업은행과 힘을 합치면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증권사 임기영 사장은 "지금이 금융수출에 앞장서야 할 적기라고 본다"며 "홍콩을 아시아 헤드쿼터로 삼아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비즈니스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양종금증권은 조만간 홍콩법인이 영업을 시작하는 것을 계기로 올해를 아시아 IB시장 진출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베트남 증권사 인수
아시아시장 공략 속도를 높이기 위해 아예 현지 증권사를 인수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가 주 타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호찌민에 본사를 둔 베트남 증권사 지분 49%를 인수하는 계약을 조만간 마무리 짓는다. 베트남 105개 증권사 가운데 30위권 안팎인 중위권 회사로,한국증권이 늦어도 오는 5월에는 경영을 맡기로 합의했다. 한국증권은 이 증권사를 통해 올해 베트남 기업의 한국증시 상장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또 신한금융투자는 상반기에 베트남 사무소를 개설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도 유력한 아시아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현지 증권사 CSI의 지분 60%를 인수한 뒤 싱가포르에 세운 IB센터와 연계해 인도네시아 국채 및 회사채 인수,국내 기업의 현지 기업 M&A 자문 등을 강화하고 있다. 현지 증권사인 이트레이딩증권의 지분 26.5%를 가진 대우증권은 본사 직원을 파견해 다양한 IB 관련 딜을 적극 발굴하고 있다. 한국증권도 인도네시아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캄보디아 IB시장 선점
주식시장이 아직 없는 나라에 한발 앞서 진출해 '블루오션'을 찾는 시도도 잇따르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캄보디아 정부와 국영기업 상장 관련 주관사 업무를 독점하는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프놈펜 수도공사,텔레콤 캄보디아,시하눅빌 항만공사 등 3개 국영기업 상장 주관사를 따냈다.
또 한국거래소는 캄보디아 정부가 올해 개설을 목표로 추진 중인 증권거래소의 지분 45%를 확보하고 설립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 아시아 무대에서 한국 IB는 글로벌 업체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증권정보제공 업체인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IB시장의 리그테이블(증권사별 실적순위)에선 우리투자증권과 대우증권 정도만 명함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IPO 유상증자 CB(전환사채) BW(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을 포함한 주식시장(ECM)부문에선 대우증권이 17위,우리투자증권이 23위를 기록했다. 회사채 등 채권시장(DCM)에선 우리투자증권(19위)이 국내 회사로는 유일하게 상위 20위에 들었다.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지만 그만큼 새 시장을 개척할 여지도 많다는 얘기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