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동아원을 시작으로 밀가루 제품 가격이 점차 인하될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원가 하락으로 인해 라면사업이 주력인 농심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수혜주로 추천했다.

제분업체인 동아원은 밀가루 제품 가격을 이날부터 6∼8% 인하한다고 지난 11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 등 다른 제분업체들도 밀가루 가격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밀가루 제품 가격 인하로 인해 농심의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농심의 밀가루 구입액은 연간 1700억∼1800억원 수준이며, 이는 전체 원가의 21% 가량을 차지한다. 밀가루 값이 6∼8% 인하되면 연간 100억∼140억원의 원가 절감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김윤오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밀가루 가격 인하로 가장 큰 수혜를 보는 회사는 매출액의 69.4%가 라면인 농심"이라고 평가했다.

백운목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원가 하락 등에 힘입어 올해 농심의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7.0%, 34.2%, 21.1% 성장해 지난해의 실적 호전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농심 주가에 영향을 주는 변수인 고가면의 판매 양상, 중국에서의 현지화 성공, 원재료 가격 하락 여부 등의 변수들이 현재 농심 주가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라면 부문의 경우 올해 투입 단가 인하 호재 외에 매출 전망도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와 같이 라면의 가격 경쟁력이 부각돼 판매량이 성장하기는 어렵겠지만, 내수 회복으로 고가 신제품과 용기면의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며 "라면 평균판매단가가 지난해보다 2% 상승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이에 일부 증권사들은 농심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이날 대우증권은 목표주가를 종전 29만원에서 32만원으로 높였고, 유진투자증권(27만5000원→28만5000원)도 목표주가를 올려잡았다.

다만 밀가루 값 인하로 인해 라면의 가격 인하 압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전망이고, '롯데라면' 등 PB(자체브랜드)상품에 따른 경쟁심화 가능성 등 위험요인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정성훈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농심의 지난 11일 종가는 12개월 이후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10.8배로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한편, 12일 농심은 장중 26만45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후 3거래일 만에 하락 반전, 오후 2시35분 현재 전날보다 1.71% 내린 25만8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