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폰 기술 선점…'퀄컴 설움' 딛고 특허 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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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노키아 등 1조원대 소송
주파수 바꿔 배터리 수명 늘리는 기술
이미 2곳 승복…100억원씩 기술료 합의
주파수 바꿔 배터리 수명 늘리는 기술
이미 2곳 승복…100억원씩 기술료 합의
정보기술(IT) 싱크탱크 역할을 해온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특허 강자로 주목받고 있다. 노키아 모토로라 등 글로벌 휴대폰 업체들을 상대로 최대 1조원의 로열티 수입을 거둘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한 덕분이다. 세계 최초로 2세대 이동통신인 CDMA(부호분할다중접속)를 상용화하고서도 원천 기술이 부족해 미국 퀄컴에 수조원의 로열티를 줘야 했던 아픈 기억과는 정반대 상황이다.
◆이동통신 기술 강자로 '우뚝'
노키아 등 22개 글로벌 휴대폰 업체들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한 ETRI의 기술은 휴대폰 신호 및 주파수를 바꿔 전력 소모를 줄여주는 기술을 포함한 7개의 원천 특허 기술이다. 모두 3세대 이동통신(WCDMA) 관련 국제표준으로 채택됐다.
WCDMA는 에릭슨 노키아 등 유럽 통신업체들이 주도한 통신기술이어서 ETRI가 이 분야에서 거액의 로열티 수입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ETRI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이 특허는 2000년 3세대 이동통신 관련 국제표준으로 채택됐다. 미국에서도 1999년에서 2003년에 걸쳐 특허로 등록했다.
ETRI의 핵심기술은 2세대에 비해 전력 소모가 많은 3세대 이동통신 휴대폰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전력 소모량을 크게 줄여 배터리 사용시간을 대폭 연장할 수 있게 해 준다. ETRI 관계자는 "이들 기술은 국제표준으로 등록돼 있기 때문에 3세대 휴대폰을 만드는 대다수 업체들이 ETRI의 기술을 피해가기 어렵다"며 "노키아 등 글로벌 휴대폰 업체들 대부분이 특허침해 대상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로열티 수입 최대 1조원
ETRI는 이번 특허침해 소송으로 최대 1조원의 로열티 수입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현재 세계 3세대 휴대폰시장 규모가 1억7300만대 수준이라는 게 근거다. 로열티 수입은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전체 휴대폰시장의 21% 수준인 3세대 휴대폰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서다.
ETRI는 소송을 진행 중인 가운데 2개사로부터 이미 승복을 받아냈다. 2008년 말과 작년 말에 중견 글로벌 휴대폰 업체 2곳과 각각 100억원 안팎의 로열티를 받는 조건으로 합의했다. 하지만 ETRI는 노키아 등 글로벌 메이저 휴대폰 제조사들과 특허 소송을 마무리짓는 데 앞으로 5~6년이 더 걸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업체와도 조만간 로열티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원천기술 확보로 세계시장 주도
ETRI는 앞으로도 원천기술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원천 기술 없이는 IT 강국이 되기 어렵다는 반성에서다. ETRI는 1991년 미국 퀄컴이 원천기술을 갖고 있던 CDMA 기술을 도입,5년 뒤 세계 최초로 상용 서비스에 성공했지만 원천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탓에 수조원의 로열티를 퀄컴에 지급해야 했다.
ETRI가 유럽식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롱텀에볼루션(LTE)에 앞서 한국의 독자적인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와이브로(모바일 와이맥스)를 개발한 것도 독자 기술을 확보하려는 시도에서였다. 여기에 3세대 이통 원천기술까지 보유,통신기술 강국으로 가는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TRI 관계자는 "이동통신 기술 분야에서 미국 유럽 등에 뒤처져 있던 한국이 기술 로열티를 받게 될 정도로 발전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이동통신 기술 강자로 '우뚝'
노키아 등 22개 글로벌 휴대폰 업체들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한 ETRI의 기술은 휴대폰 신호 및 주파수를 바꿔 전력 소모를 줄여주는 기술을 포함한 7개의 원천 특허 기술이다. 모두 3세대 이동통신(WCDMA) 관련 국제표준으로 채택됐다.
WCDMA는 에릭슨 노키아 등 유럽 통신업체들이 주도한 통신기술이어서 ETRI가 이 분야에서 거액의 로열티 수입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ETRI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이 특허는 2000년 3세대 이동통신 관련 국제표준으로 채택됐다. 미국에서도 1999년에서 2003년에 걸쳐 특허로 등록했다.
ETRI의 핵심기술은 2세대에 비해 전력 소모가 많은 3세대 이동통신 휴대폰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전력 소모량을 크게 줄여 배터리 사용시간을 대폭 연장할 수 있게 해 준다. ETRI 관계자는 "이들 기술은 국제표준으로 등록돼 있기 때문에 3세대 휴대폰을 만드는 대다수 업체들이 ETRI의 기술을 피해가기 어렵다"며 "노키아 등 글로벌 휴대폰 업체들 대부분이 특허침해 대상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로열티 수입 최대 1조원
ETRI는 이번 특허침해 소송으로 최대 1조원의 로열티 수입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현재 세계 3세대 휴대폰시장 규모가 1억7300만대 수준이라는 게 근거다. 로열티 수입은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전체 휴대폰시장의 21% 수준인 3세대 휴대폰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서다.
ETRI는 소송을 진행 중인 가운데 2개사로부터 이미 승복을 받아냈다. 2008년 말과 작년 말에 중견 글로벌 휴대폰 업체 2곳과 각각 100억원 안팎의 로열티를 받는 조건으로 합의했다. 하지만 ETRI는 노키아 등 글로벌 메이저 휴대폰 제조사들과 특허 소송을 마무리짓는 데 앞으로 5~6년이 더 걸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업체와도 조만간 로열티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원천기술 확보로 세계시장 주도
ETRI는 앞으로도 원천기술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원천 기술 없이는 IT 강국이 되기 어렵다는 반성에서다. ETRI는 1991년 미국 퀄컴이 원천기술을 갖고 있던 CDMA 기술을 도입,5년 뒤 세계 최초로 상용 서비스에 성공했지만 원천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탓에 수조원의 로열티를 퀄컴에 지급해야 했다.
ETRI가 유럽식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롱텀에볼루션(LTE)에 앞서 한국의 독자적인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와이브로(모바일 와이맥스)를 개발한 것도 독자 기술을 확보하려는 시도에서였다. 여기에 3세대 이통 원천기술까지 보유,통신기술 강국으로 가는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TRI 관계자는 "이동통신 기술 분야에서 미국 유럽 등에 뒤처져 있던 한국이 기술 로열티를 받게 될 정도로 발전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